[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강미현 기자] 금융위기와 경기회복 과정을 거치면서 과거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했던 대기업들의 명암이 뚜렷이 나뉘고 있다. M&A 후유증에서 벗어나 순항 중인 기업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열한 노력 중인 곳도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 속에 금호그룹, 하이트그룹, 유진그룹은 줄줄이 위기에 빠졌다. 치열한 경쟁속에 인수한 대우건설, 진로, 하이마트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단초였다. 엄청난 자금을 끌어들여 인수했지만 주식시장 추락으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것.

그런데 올들어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하이트와 유진이다. 하이트는 지난 2005년 너무 비싼 가격에 진로를 인수,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지난해 상장에 나섰지만 낮은 공모가와 이어진 주가 하락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경쟁제품인 처음처럼의 약진에 참이슬의 시장점유율은 한때 44%대까지 추락했다. 진로의 주가도 날개 없이 하락하면 지난 5월18일 1년래 최저점인 3만150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 21일에는 3만7600원까지 상승했다. 업황 개선 및 재무투자자들(FI)과의 조율에 성공한 덕이다.

UBS는 "주당 5만7771원에 책정된 콜옵션 행사 가격이 현 주가보다 50% 가량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경영진은 콜옵션 행사를 위해 배당 강화나 자사주 매입 등 주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확신했다.


시장점유율도 다시 상승세다. 미래에셋증권의 김성훈 애널리스트는 "진로의 점유율이 2013년 53.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도 2~3분기를 저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마트 역시 실적 호조를 보이며 대우증권과 기업공개(IPO)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상 공모규모는 6000억원, 내년 중 거래소 상장이 목표다. 하이마트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재무구조개선 약정 중인 모기업 유진에게도 숨통이 트인다.


유진기업은 하이마트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마트 상장기대감에 유진의 주가는 지난 5월 말 2700원대에서 현재 3445원까지 오른 상태다.


백재욱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고 부채비율도 196%로 재무구조안정화 작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상장 시 모기업 유진기업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 2006년 금호그룹에 6조6000억원의 가격에 인수됐던 대우건설의 운명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 중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가치 제고를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계획대로 8월 말까지 대우건설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은 현재로선 무리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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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만8000원으로 정해진 인수가격이 21일 종가 1만500원보다 70% 가량 높다. 이같은 가격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산은 사모펀드(PEF)에 참여할 투자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산은은 투자자를 끌여들이기 위해 해외산업 강화, 비핵심 부문 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가 연기된 것도 악재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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