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 채무 지급유예 선언으로 드러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위기는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전국 대다수의 지자체가 만성적인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공무원 월급을 주지 못할 지경에 이른 곳도 있을 정도다. 지자체의 재정 위기가 발등의 불이라는 얘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246개 광역ㆍ기초 자치단체의 지방채 잔액은 지난해 말 25조553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4.1%인 6조5045억원이 늘었다. 387개 지방 공기업의 누적부채도 이미 2008년에 47조3200억원을 넘어섰다. 올 정부 총지출(292조8000억원)의 25%에 해당하는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재정이 악화되면서 부산 남구, 대전 동구 등 전체의 55.7%인 137개 지자체는 올해 지방세 수입으로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이는 무엇보다 지자체장의 방만한 재정운용 탓이다. 정부의 감세 정책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세수는 줄어들었는 데도 호화청사를 짓거나 축제 등 전시용 사업을 무분별하게 벌여 지출을 크게 늘린 때문이다. 2005년 이후 성남시, 용인시 등 18개 지자체가 호화 청사 신축 등에 1조9281억원이나 쓴 게 단적인 예다.


지자체의 방만한 재정운용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또 제2, 제3의 성남시가 잇따를지 모를 일이다. 지자체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는 게 우선이다. 진행 중인 사업 가운데 불요불급한 사업은 없는지, 재원조달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면밀히 살피고 인건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지방 의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참여 예산제'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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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차원에서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강도높은 쇄신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의 '예산편성 승인제' 도입이나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재정파산제를 시행이 그것이다. 정기적인 재정진단을 통해 무리한 사업추진과 재정운용을 개선하도록 하는 사전 위기 경보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현재 21.4%로 선진국보다 한참 낮은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을 높이는 것도 재정자립을 돕는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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