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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경제레터] 백설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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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난쟁이들이 일터로 갑니다. 일터는 탄광입니다. 지하 갱도에서의 고된 일이 예고돼 있습니다. 그러니 탄광에서의 일은 힘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일이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그들의 퇴근길은 더 신이 납니다. 고된 노동이 하루종일 계속됐으니 축 처져 지쳐있을 법한데도 그들은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릅니다.
출근길에서나, 퇴근길에서나 그들은 언제나 행복해 합니다. 출근길에는 일이 즐거우니 발걸음이 가벼울 수밖에 없습니다. 퇴근길엔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더욱 신이 납니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이야기입니다.

웨스팅하우스, 존슨앤존슨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적이 있는 로빈 스튜어트 코츠는 이같은 현상을 ‘일곱난쟁이 신드롬’으로 풀이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즐거운 일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 자가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일이 즐거우면 자신이 하고 있는 분야에서 큰 보상을 받게 되고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의 위치에 올라가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신드롬이 선순환 상태로 돌아가면 성취감을 갖게 되고 조직 내에서의 지위, 사회적인 위상은 저절로 높아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행동이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입니다.


난쟁이 신드롬에 계속 빠져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부(富)든, 명예든 원했던 것을 이루고 나면 자만에 빠지기 쉽고 쌓아놓은 명예나 현실에 안주하기 쉽게 설계된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일곱난쟁이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백설공주를 먼저 쟁취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가 과연 종전처럼 룰루랄라하며 일터로 나갈 수 있었을까요? 먹고 살기위해 오랜 시간동안 탄광에서의 일을 끝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다음 백설공주에게 투정을 부리지 않았을까요?

백설공주를 쟁취한 난쟁이 이야기 2탄은 어떻게 전개될까를 생각하던중 ‘슈퍼난쟁이 신드롬’을 찾아냈습니다.


‘슈퍼 난쟁이 신드롬’의 이력은 이렇습니다.

1928년생. 레바논 베이루트서 출생. 1949년 7세 때 스위스로 이주. 올해 나이 82세. 시계영웅, 패션시계의 대명사.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 많은 사람들은 그를 일중독자로 평가.

누구인지 금방 아시겠죠? 최근 세상을 떠난 니컬러스 하이예크 스와치그룹 회장입니다. 스와치그룹은 브르게, 론진, 오메가 등 스위스 전통의 명품시계를 비롯해 총 19개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세계인들이 갖고 싶어하는 명품시계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시계그룹이 됐습니다.

연간 판매되는 시계의 양도 9억개에 이릅니다. 시계 단일품목으로 한해 매출규모가 55억달러에 이른다니 그의 죽음 앞에서 세계인들이 애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는 일본산 저가시계 공제로 몰락직전에 놓인 스위스 시계산업을 살린 주역입니다. 그래서 스위스 시계산업의 구세주라는 별칭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명성이나 현실에 안주하기를 싫어했습니다. 82세. 그냥 쉬어도 힘이 부칠 나이에 그는 더 고급스럽고, 기능이 뛰어난 명품시계를 찾아내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냈습니다.

숨을 거둘 때까지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저 세상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임종하는 순간까지 회장실의 낡은 책상에 앉아 평소처럼 양팔목에 여러 개의 시계를 찬 채 일에 몰두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그런 에너지가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 단순히 그를 일중독자로 볼 수 있을까? 맞아, 저렇게 살다가 가야해!”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는 기업인이기 이전에 늘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해내는 예술가였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기업인, 훌륭한 기업인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기업인의 사무실=예술가의 스튜디오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루 14시간씩 일하면서도 그것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아니라 자신을 즐겁게 하기위해 놀이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그는 분명 ‘슈퍼난쟁이 신드롬’을 소유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니컬러스 하이예크 회장에게 숨겨놓은 백설공주가 있었는지 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가 일을 성공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입신의 수단으로 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에게는 일=즐거움이었고 일=놀이였던게 분명합니다.

평소 끝임 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열정이 그에게는 ‘마음속에 숨겨 놓았던 백설공주’였을 것입니다. 시계와 함께한 그의 삶의 시계는 이제 멈췄습니다. 그가 이루어놓은 공적, 열정 역시 시간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겨놓은 ‘슈퍼난쟁이 신드롬’만은 많은 사람들의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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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700회 돌파를 축하하기 위해 아름다운 꽃과 격려전화, 격려의 글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알찬 내용으로 여러분 곁을 찾아가겠습니다.

■ 회장님의 열정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매일 읽어 보는 경제레터는 평상심을 갖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항상 건강유지하시면서 좋은 글들을 통해 소시민들 곁에서 생각들을 일깨워 주셨으면 합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이 되시길 빕니다!!

■ 우와!! 경제레터 700회라!!! 700회 쓰는 동안 수고했습니다.

같은 글쟁이로 그것이 얼마나 대견한 일인지 알기에 "회장님 잘~ 하셨다"고 토닥 토닥 건방지게 어깨라도 두드려 드리고 싶은 마음 전합니다.

덕분에 저는 아침마다 회장님 편지 읽어보는 것으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괜찮은 습관이 생겼답니다. 꼭 건강하시고. 이런 제 습관 오래오래 지켜주셔야 해요. ~

매일 매일 염치없이 공짜 아침밥 맛나게 얻어 먹듯 허겁지겁 읽다가 오늘에사 감사메일 드립니다. 꾸벅.

?아 참 대단하십니다 항상 읽고 아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쩜 그렇게도 많이 알고 또 판단도 바르신지 제가 유일하게 열심히 읽는 letter입니다 그런데 700회라니 놀랍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파이팅!!!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지요. 선생님은 지식과 열정을 사회에 환원하니 훌륭한 사회사업가이십니다. 그런 열정 잃지 말기 바랍니다. 700회 축하합니다.

■700회 축하드리며 자랑스럽고 부럽습니다. 정말 장하시고 잘 하셨습니다. 회장님의 품은 꿈은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 가슴에 열정과 소망을 갖게 하였을 것입니다.

나에게는 자랑 할 수 있는 또 한사람이 있는 것 기쁘고 행복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더 좋은 글로 정체성을 잃어가는 이 세대를 바르게 세워주시기를 부탁 드림니다

■경제 레터 700회 축하 드립니다. 보내 주시는 경제 레터가 저에게는 생활의 활력소랍니다. 앞만 바라보며 달려온 생활을 보내주시는 레터를 보면서 옆도 보고 때로는 뒤도 보고 하면서 여러 삶에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셔 감사하게 구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레터 준비에 성심 성의를 다하시는 회장님의 노고 덕분으로 너무 쉽게 접하고 있지만 저도 누군가를 위해서 보람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더욱 건강 하십시오.

■큰 일을 이뤄내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열정이 있을 때 마법도 통하지요.

“열정이 없으면 결코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없다”는 헤겔의 말을 떠올려봅니다.

그런 열정 계속 간직해 큰 뜻 이루세요.

■경제레터 700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저의 메일에 회장님의 주옥같은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어 하루하루가 즐거웠고 더군다나 공짜라서 꼭 일게 되어 삶에 매우 유용하였습니다.

그 동안 후의에 감사드리며 회사의 무궁한 발전과 회장님의 가내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700회 축하드립니다.

횟수도 횟수지만 그 내용도 출중해 어떤 메일보다 즐겨 열어보는 멜이 되었습니다.
간절히 원하고 평소 버린 원고지가 실린 것 보다 많은 그 익힘이 몸에 배어 여러 사람에게 값진 글을 매일 보내 주시는 동력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냥 큰 뜻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이 사람에게는 경애의 대상입니다.
좋은 일에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바쁘신 틈 내어 소주 한 잔 합시다.


■몇 해 전 우연히 접한 후 회장님의 칼럼에 매료되어 아직까지 받아보고 있습니다. 오늘 받아본 6월29일자(이코노믹리뷰)에 실린 회장님의 글에 공감하며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생각나 회장님과 나누고 싶습니다. 시편 118편 24절 내용입니다.

"This is the day the Lord has made;

we will rejoice and be glad in it."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

오늘도 주 안에서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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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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