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결정..."반등 계기될까?" (종합)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은마아파트에 이어 잠실주공5단지가 조건부 재건축 결정을 받으면서 재건축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잠실주공 5단지를 비롯한 잠실 부동산시장은 거래 문의가 조금씩 느는 등 모처럼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송파구와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날 잠실주공 5단지의 재건축사업 시행이 결정됨에 따라 7월부터 조합설립인가 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사업시행인가 등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이와관련 올해 말까지 주민동의 절차 및 재건축 조합 설립인가 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지난 1978년 12월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의 입주 가구수는 총 3930가구에 달한다. 주차장 및 설비노후화, 구조적 결함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 2003년 12월에 재건축을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을 완료했지만 지난 2006년에 안전진단 예비평가에서 유지보수 판정을 받아 재건축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현재 추진위원회가 재건축을 반대하는 입주자대표회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지난 23일 123층 제2롯데월드 건축안 통과 직후 관심이 높아진 상태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까지 받음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는 용적률 300%를 적용받아 최고 70층 높이의 아파트 9800여 가구로 재탄생한다. 조합원들이 46평형대 이상의 아파트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게 조건이다. 잠실주공 5단지의 시공은 삼성건설과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 3개사가 맡는다.

김우기 추진위원장은 "용적률 300%를 적용받아 최고 70층 높이의 아파트로 재건축하겠다는 내용은 서울시 조례에 위배되지 않는 만큼 건축계획을 허용해 줄 것으로 본다"며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있지만 재건축 결정이 난 만큼 사업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건립에 이어 잠실주공 5단지의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중개업소에 매매 관련 문의 전화가 늘고 있으며 호가도 뛰고 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22일 10억5000만~11억원대였던 호가는 이날 10억7000만~11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잠실 주공5단지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건축안 통과 후 잠실 주공5단지 매물이 소화되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6건의 거래가 성사됐고 10억대 초반이었던 112㎡(34평)가격도 10억7000만원대 이상으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안전진단이 통과되면서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호재들이 잇달아 터져 매수 의지가 되살아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이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당장 시장 분위기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재건축 시장이 아직 회복기에 접어들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재건축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은마아파트 역시 지난 3월 안전진단 착수 호재에도 가격은 되레 떨어졌다"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어 당장 반등세로 돌아서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추가 가격 하락세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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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