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절차 투자자 '외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김현정 기자, 이창환 기자, 박지성 기자]#지난 25일 A은행 여의도 지점을 방문한 기자가 월 30만원씩 3년간 투자할 적립식펀드 상담을 부탁하자 펀드 전담매니저 직원이 총 3개의 펀드를 추천했다. 투자성향조사를 한 뒤 추천한 상품은 모두 자사 계열사 펀드. 손실위험에 대한 경고문구 및 수수료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지만 서류 작성 시간 등은 1시간이나 걸렸다.


#같은 날 B은행 여의도지점을 방문한 또 다른 기자는 투자성향조사에서 위험중립형투자자로 분류됐지만 주식형펀드를 추천받았다. 계열사 상품은 아니었다. 역시 불완전판매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이 있었다.

펀드판매사이동제를 실시한 지 6개월이 지난 가운데 은행 창구 현장에서의 불완전판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손실 가능성과 수수료 및 환매 안내 등 기본 설명은 대부분 이행했지만 계열사 상품 추천은 여전했다.

28일 본지 기자들이 국내 4대 은행(국민 우리 신한 하나)의 강북 지점에서 판매 상담을 받아 본 결과, 원금손실 위험 고지 등 간접투자산운용법 시행령 상에 있는 판매원칙은 대부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원금손실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주식형펀드에 대한 장및빛 전망이 주를 이뤘다. 세계 경기 전망 및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한 설명은 거의 들을 수 없었다. 4개 은행 모두 투자성향조사를 했지만 성향 결과와는 관계없이 은근슬쩍 실적에 반영되는 주식형펀드 위주로 추천했다.


펀드 투자시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및 환매 부분에 대한 설명은 모두 이행했으며 과거 수익률 위주에서 벗어나 상품 및 운용사에 대한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반면 계열사 추천은 여전했다. 4개 은행 중 2개 은행 지점은 계열사 외의 상품을 추천했으며 2개 은행은 계열사 펀드를 처음부터 들이밀었다.


C은행 지점 직원은 "요즘 금융감독원의 미스터리쇼핑 때문에 은행권이 바짝 긴장해 있는 상태"라면서 조심스럽게 계열사 상품설명서를 건냈다.


금융당국의 절차 간소화에도 복잡한 절차와 오래 걸리는 시간은 문제로 꼽혔다.


D은행 펀드 전담 판매원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절차대로 하려면 2시간은 걸린다"며 "이렇게 내부적으로 간소화 해도 40~50분은 걸리기 일쑤"라고 푸념했다.


한편 지난 1월부터 실시한 펀드판매 이동제는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판매사이동제는 특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서비스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같은 펀드를 파는 다른 판매사로 이동하는 것으로, 25일 현재 누계가 1만8308건에 그쳤다. 일평균 174건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지난 4월 2976건, 607억원으로 전달(5630건, 941억원)에 비해 급격히 줄며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지난 달에도 1552건, 304억원으로 50% 급감했다. 이달 역시 25일 현재 1108건에 295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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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은행 창구직원은 "펀드 이동제를 알고 있는 고객들이 거의 없는 탓인지 실제 이동상담 고객은 많지 않다"며 "이동 상담을 요구하는 고객 중에서도 까다로운 절차와 크게 차별화 되지 않은 수수료로 실제 이동을 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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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희 기자 cho77love@
김현정 기자 alphag@
이창환 기자 goldfish@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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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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