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부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경기안정세를 유지하는 대신에 위기이후 재도약을 위한 점진적인 출구전략을 진행키로 했다. 단 경기회복세가 서민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서민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는 상반기에 서민생활안정과 실물경제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왔다던 점에서 하반기에도 크게 달라진 정책기조는 없다. 다만 경제위기시 취해졌던 한시적인 경기부양책 가운데 일부를 정상화한다는 점에서 경제운용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2010년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브리핑에서 “경기회복이 서민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한편, 경제취약 요인 시정과 위기 이후 재도약을 위한 정책성과를 가시화 시키겠다”고 밝혔다. 건설 등 일부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지표경기가 고용·소득 등 체감경기 개선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면서 내수·중소기업·자영업자 등 서민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냉랭하다는 판단에서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유가상승 등으로 물가불안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서민경제 활성화에 무게의 중심을 두는 이유다.

재정부는 상반기까지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당분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올해 주요 사업비의 60%를 상반기 조기 집행해온 것도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경제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상반기에도 취약계층을 위한 희망근로 사업을 10만명 수준으로 연장해 실시하고 청년 인턴사업은 중소기업 2만5000명, 공공부문 1만2000명 수준으로 지원해왔다. 또 청년ㆍ고령자ㆍ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이 지난해 40만 명보다 많은 55만명 규모로 확대해 지원했다.

또한 사회안전망 확충 지원을 위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 및 보금자리 주택 공급 확대를 지원하는 등 서민생활 안정에 집중적인 재정을 투여해왔다.


하반기에는 새롭게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민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필품에 대한 가격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할 계획이다. 최근 유가공업체들의 우유값 단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저소득·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기초생활자 대학생에게 주는 근로 장학금에 대한 비과세를 추진하고 임시·일용직에 대한 국민연금 가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실적호조가 하청중소기업 등으로 확산될 수있게 시장구조 및 기업 거래관행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의 하도급 거래 시 부당피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현장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기존 대기업과 1차 협력사 위주의 공정거래협약을 공기업, 유통분야, 2차 협력사까지 확대키로 했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오는 7월까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대한 수준평가를 완료하고 자금이나 정보화 등 맞춤형 지원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서민경제가 개선되기 위해선 일자리 확대가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현 단계의 경제 회복 수준으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고용수준을 회복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제규모로 볼 때 매년 25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야 하나 지난 2009년 7만개가 오히려 감소하면서 올해 목표치인 30만개가 늘어나도 여전히 30-40만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기업의 재투자를 촉진시키는 경제시스템 구축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 등을 통해 구조적인 고용총량 수준을 높이는 방향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정부가 고용확대를 위해 신경을 쓰는 분야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다. 오는 7월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를 차질 없이 시행하고, 현재 32개의 파견허용 업종을 시장 수요를 파악해 확대키로 했다.
또한 실제 근로 시간이 근로계약상의 소정 근로시간에 미달하면 기업이 요구시 미달시간만큼 초과 근로해 정산하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근로형태와 시간 등의 유연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의 하반기 거시경제정책 방향은 여전히 경기부양 쪽에 무게의 중심이 쏠려 있다. 그러나 위기 극복을 위해 풀었던 돈(유동성)을 회수하는 출구전략(Exit Strategy) 카드도 조금씩 내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화됐으며 우리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도 개선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정부는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당초 5%보다 높은 5.8%로 상향으로 잡는가 하면 고용도 25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늘려 잡았다. 특히 소비, 투자 등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사실상 위기에서 벗어나 성장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재정을 통한 한시적 일자리사업인 희망근로는 잔여재원이 소진되는 오는 8월까지 시행 후 마감키로 하고, 중소기업 신용보증 확대 조치도 6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고 고용 등 체감경기가 개선이 충분하지 못하지만 물가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어 양측명을 균형있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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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국장은 이어 “서민생활 개선을 위한 노력은 지속하되 중기적으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체질개선 등의 조치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재정집행은 최대한 막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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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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