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6.2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에 불어 닥친 쇄신론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정풍운동' 수준의 당·정·청 쇄신을 촉구하는 초선의원들에 이어 재선의원들까지 쇄신운동에 동참하면서 몸집은 커졌지만, 쇄신의 범위와 시기를 둘러싼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쇄신의 방법론을 놓고 세대간 간극이 큰 데다 초선들 사이에서도 청와대를 옹호하는 '왕당파'와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촉구하는 '쇄신파'로 나뉘면서 요구 수위도 한층 낮아진 양상이다.
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 김성태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 초선의원 모임에 대해 "쇄신의 목적과 방향이 다르지는 않지만 방식과 시기에 대해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 모임에선 당의 실정에 대한 거침 없는 비판이 쏟아졌다. 발제자로 나선 홍정욱 의원은 "교만·착각에 빠져 소통과 타협을 모르는 촌티가 '한나라당스러움'의 요체"라고 말했고, 권택기 의원은 "20~30대가 봤을 때 밥맛 없는 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 쇄신책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속출했다. 당초 이 모임에선 당정청 쇄신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전달하려고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의문 도출에는 실패했다. 또 이들 초선들은 전당대회 시기와 탈계파 선언 등을 놓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특히 친이계 초선들 사이에선 청와대의 인적쇄신과 관련, '왕당파'와 '쇄신파'간 목소리가 크게 달랐다. 정태근 의원은 "많은 분들이 '왜 청와대에 총질을 하느냐'고 하는데, 여당 초선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영진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초선들이 싸가지 없다'고 해도 청와대 개편을 계속 주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택기 의원 등은 당 지도부 세대교체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친이계인 진성호 손숙미 의원 등은 청와대 등 외부를 겨냥하기보다 '자성론'에 무게를 실었다. 진 의원은 "청와대만 보고 선거를 한 것도 아닌데 당이 너무 비겁하다"고 꼬집었고, 손 의원은 "당이 남 탓을 하지 말고 내 뼈부터 깎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모임에선 비대위에 참여할 초선의원 2명도 정하지 못하고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일임한 채 5시간 만에 회의를 끝냈다. 재선의원들도 같은 날 전체 모임을 갖고 당 쇄신안에 대해 논의했다. 간사인 김정훈 의원은 "민심이반에 대해 당·정·청 모두 책임 있는 만큼 각자 반성하면서 가자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면서 "계파해체보다 계파 간 소통이 현실성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초·재선들이 잇따라 회동을 갖고 쇄신론을 이어가고 있지만 동력은 크게 약화된 모습이다. 이날 모임을 지켜본 한 당직자는 "서로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기'를 기대하는데 누가 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 주 월드컵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쇄신론도 사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비대위는 당 지도부 사퇴에 따라 향후 당 운영을 책임지며, 당 쇄신 방안과 함께 전당대회 시기를 결정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지연진 기자 gy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