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고조로 안전 자산 투자로 급선회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유럽 은행권의 유동성이 마비되고 있다.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은행간 대출과 단기어음 발행이 급감하는 반면 중앙은행 예치금은 급증 추세다. 특히 단기 자금시장에서 유동성 경색 조짐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27일(현지시간) 시장 데이터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유럽중앙은행(ECB) 예치금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 예치금은 지난 24일 2530억유로에서 25일 2640억유로로 증가했고, 이어 27일 2680억유로로 늘어났다. 유로존 주요 은행은 리스크가 높은 자금 거래로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0.25%의 초저금리를 감수하며 안전성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어음 발행은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재정불량국의 상업어음 발행액은 최근 2개월 사이 10억유로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유럽 은행권은 단기 금융시장 의존도가 높아 유동성 경색이 심화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CB가 유로존 채권을 사들이면서 국채 및 회사채 스프레드가 하락하는 등 자본시장이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딜로직의 통계 수치는 자금시장 냉각이 유럽 대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자금 조달이 급한 유럽 은행은 미국 상업어음 시장으로 몰리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유로존 부채 위기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 전 유럽 은행권의 어음 수요가 탄탄했다. 5월 초까지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유럽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웃돌았다.


하지만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를 포함한 투자자들 사이에 유럽 은행의 단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후 해외 은행권이 발행한 어음 규모가 15%(320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전문가는 "유럽의 유동성 경색이 당분간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최근 8000억유로를 넘어선 ECB의 은행권 대출이 몇 주 안에 지난해 7월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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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는 ECB로부터 자금조달이 쉬워질수록 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이로 인해 ECB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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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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