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미국 M3 공급이 대공항(1929~1933년) 당시와 맞먹는 속도로 급감하고 있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제로 금리에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까지 정부가 동원한 대책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는 지적이다.
M3(총유동성 ; 전 금융기관의 유동성을 파악할 수 있는 광의의 통화 지표)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로, 영국과 유럽의 통화론자들이 미국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단기 전망을 내리기 위해 사용한다. M3는 지난해 여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감소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4월말 현재 M3 규모는 13조9000억달러로 3개월 사이 연율 기준 9.6% 급감했다. 기관투자자의 머니마켓펀드 자산 역시 37% 감소, 사상 최대폭을 기록했다.
인터내셔널 머니터리 리서치의 팀 콩던 교수는 “이는 대공황 이후 전례가 없었던 현상"이라며 "시장을 경악하게 할 만한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 정부가 은행권에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위험자산을 줄이도록 압박을 가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공공 부채가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97%, 2015년 110%에 이를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에도 미 정부는 케인스주의식 정책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래리 서머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의회에 성장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2000억달러의 부양책을 승인할 것을 주문했다.
이같은 행보에는 미국 경제의 회복 동력이 이미 힘을 잃기 시작했고, 경기부양책이 철회될 경우 회복이 멈출 것이라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다만,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노선에 다소 변화가 발생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재정적자와 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 백악관은 1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줄이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한 위원회 결성에 나섰다. 서머스 역시 "유럽 사태를 통해 부채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적자 재정은 위기를 잠시 뒤로 미루고 해외 채권자들을 이롭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머스는 재정적자를 우려해 경기부양책을 중단하는 일은 미국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콩던 교수는 미국 정부가 일본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재정적자를 위험 수준까지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가 '잃어버린 10년'을 맞은 일본과 흡사하다는 것. 그는 "재정정책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전례 없는 재정 실험에 나섰다가 처절하게 실패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미 수 년 전부터 M3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미국 주택시장에 걷잡을 수 없는 버블이 형성되는 사이 M3가 두 자릿수로 증가한 것이나 2008년 초부터 중반까지 M3가 단기 급감한 데서 명백한 경고 신호를 읽을 수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는 얘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는 "최근 M3 감소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디플레이션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핵심 인플레이션은 196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를 돌려놓은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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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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