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을 하는 A씨는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매출단가 조작 등의 방법으로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스위스 등 해외금융계좌에 숨겨 놓았다. 투자자문사를 하는 B씨는 국내 비거주자로 위장한 뒤 조세피난처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거액의 해외주식양도차익을 역시 해외에 은닉했다.
해외 투자를 가장해 회삿돈을 불법 유출하거나 조세피난처에 비자금을 숨겨놓는 등 수천억원을 국외로 빼돌린 기업과 사주들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어제 불법으로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4개 기업과 사주의 탈루소득 6224억원을 찾아내 3392억원을 과세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찾아낸 역외 탈세의 규모가 놀랍다. 그들이 어엿한 기업의 사주라는 점도 그렇다. 이들은 국세청이 처음으로 스위스, 홍콩, 싱가포르 등에 개설한 계좌까지 조사해 입출금 내역과 계좌잔액까지 확인하면서 적발됐다. 외국으로 재산을 빼돌리려는 자산가들에게 스위스 비밀계좌나 조세피난처도 결코 안심할 곳이 못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역외 소득 탈루행위는 국부를 밖으로 유출해 국가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대다수 성실 납세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파렴치한 행위다. 끝까지 추적해 발본색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적발 사례에서 보듯 역외 탈세 행위는 첨단의 금융기법이 동원되는 등 그 수법이 치밀하고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
국세청이 세계 국가들과 조세정보교환협정을 체결하는 등 해외 정보 인프라를 구축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하고 있는 역외 탈세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조세피난처와의 조세 정보 교류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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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스위스, 말레이시아 등 금융 비밀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들과의 상시 금융정보 교환 환경을 구축하는 게 급하다. 케이만군도, 리히텐슈타인 등 조세피난처와도 조세 정보 교환협정을 확대해야 한다. 조세 정보 교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세금 탈루 의혹이 있는 경우 언제든 계좌 내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정액 이상은 신고를 의무화하는 해외 금융계좌 신고제의 법제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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