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스마트폰 풀리니 MP4 플레이어 판매량 뚝↓

DRM 해제에 동영상 기능까지 탁월, MP3-MP4 시장 위축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음악에 동영상 기능까지 제공하는 MP4 플레이어 판매량이 이번 달 들어 절반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출시된지 1년 이상된 스마트폰이 공짜로 판매되자 소비자들이 MP4 플레이어 대신 스마트폰에 관심을 갖게 된 것.

7일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 3월 163%, 4월 126% 가까이 급증한 반면 MP4 플레이어는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MP4 플레이어의 하락세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1년 전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T옴니아'를 비롯해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X1', HTC의 '터치다이아몬드', 노키아의 '5800익스프레스뮤직' 등이 시장에 공짜폰으로 풀리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일제히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들 스마트폰은 모두 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DRM)이 없어 일반 MP3 파일을 모두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T옴니아'의 경우 SK텔레콤의 멜론 서비스를 평생 공짜로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때문에 MP3 플레이어 대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3.5㎜ 이어폰 단자를 탑재해 고가의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MP3 플레이어 대신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메모리 용량 역시 외장 메모리를 구매할 경우 최대 16기가바이트(GB)까지 확장할 수 있어 동영상 감상에도 좋다.

무선랜(Wifi)를 지원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고가의 MP4 플레이어에서 지원되는 인터넷 기능을 기본 지원하고 다양한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설치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습용이나 휴대용 게임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에 비해 가격은 MP4 플레이어보다 오히려 싸다. 최신형 스마트폰도 이동통신사의 2년 약정을 선택하면 공짜에 살 수 있고 구형 스마트폰은 3∼6개월 정도 회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구매가 가능해 실제 구입비가 3만∼6만원 정도로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이 이정도 되자 MP4 업체들은 화질을 차별화 하거나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기회를 넓히고 있다.

코원은 HD급 포터블미디어플레이어(PMP)를 선보였다. 화질을 한단계 끌어올려 승부수를 건 것. 시장 반응도 좋다. 코원의 지난 1분기 매출 42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 해 적자를 면치 못했던 아이리버 역시 전자책 스토리와 전자사전 딕플을 내 놓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내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두 업체는 스마트폰 대항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MP4 플레이어를 개발 중이다. 올해 안에 출시될 안드로이드 기반 MP4 플레이어는 안드로이드폰과 동일하게 무선랜을 통한 인터넷 접속 기능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화질이나 음질에서 차별화된 제품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안드로이드 기반의 MP4 플레이어 역시 시장에 큰 반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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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