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 3600원 갖고 다투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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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권은 무상급식을 전면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를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라고 맞받아지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 등은 무상급식을 의무교육과 교육복지 차원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정부는 "무상급식의 기본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한정된 국가재원을 고려하지 않고 부자들까지 무상급식하자는 민주당 주장은 옳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야의 대립과 논란은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국민 복지를 더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그러나 무상급식논란은 6.2 지방선거가 없었더라면 빛을 보기 어려웠고,야당이 의제를 선점하니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 정치권의 치열한 자성이 더욱 필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여야가 표몰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과 야당권도 하루 아침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자고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본다면 선거 이후에 이 문제를 차근 차근 검토해서 단계적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하는 바다.

우선 지금 시행하고 있는 부분 급식은 보완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한데도 급식비를 내고 있지 않거나 부모가 직장을 잃었거나 직업을 갖고 있어도 최근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었는데도 차상위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해 월 6만~8만원에 이르는 급식비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영양사들은 교사가 어린 학생에게 "급식비를 가져오라"고 다그치는 '잔인하고' '몰인정한' 사례도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교원의 숫자나 그들의 마음자세는 이런 세세한 사정을 다 조사해서 학교장과 교육청 등에 보고할 여력이 없다.공무원들 또한 그런 보고가 올라온다고 해서 일일이 검증할 능력이나 자세가 돼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노령연금을 받겠다고 전국의 수많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본인 명의의 재산을 출가한 딸이나 아들 앞으로 돌리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데다 일일이 검증하고 바로잡았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안일하고 무사 태평한 자세의 단적인 예이다.


이런 현실과는 크게 대비가 되게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밥퍼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기업과 시민단체,정부 등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노숙자들에게는 아낌없이 밥을 주고 있다.그런데도 이 나라의 동량이 될 어린 아이들에게는 한끼 3000~3600원의 밥값도 쓸 수 없다니 참으로 아깝기 짝이 없다.


1조6000억원이든 2조원이든 재원 문제를 이유로 제도 시행을 반대하는 것도 옹졸하다.어차피 재원은 국민세금으로 조성된다.국민세금을 더 거둘 수도 있고,세금을 더 거두지 않고 아끼고 절약한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국민들이 동의한다면,세금을 거둘 정부와 정치권이 세금징수를 이유로 반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정말이지 해마다,전국 어디를 막론하고 멀쩡한 인도 블록을 교체하거나 도로를 파헤치는 일만 하지 않아도 이런 재원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그래도 안되면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면 된다.제자식 입에 밥이 들어갈 수 있는 일인데 마다할 국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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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하려면 전면 시행하는 게 옳다.다만 정부가 나서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고 부족한 재원은 정부가 지원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여당과 정부는 불쾌할 수 있다.속이 쓰릴 수 있다.지방선거와 무관하게 집권당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야당의 정책중 쓸만한 것이라면, 채택하는 '넓은 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그게 국민에 대한 배려이며, 이 나라 정치를 발전시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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