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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주의' 퇴색에도 스위스 은행 '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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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중동 지역 진출로 순익 증가한 사라신 은행이 성공모델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경기침체와 비밀주의 포기 등 금융위기는 스위스 은행권에 커다란 타격을 가했다. 하지만 스위스 금융권의 몰락을 우려하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실상 상당수 스위스 은행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9년 스위스 금융권의 자산 흐름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시중은행이 강한 역풍을 잘 견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 배경에는 스위스 은행들이 최근 수년 간 진행해온 세계화가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스위스 은행에 닥친 악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다른 선진국 금융권과 마찬가지로 스위스 금융권도 경기침체의 타격을 피해나가지 못했다. 둘째는 고객 정보 공개를 둘러싼 미국과 UBS의 갈등 및 이로 인한 비밀주의의 퇴색이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탈세 사면 조치다. 지난해 말 이탈리아 정부는 세금 피난처 등을 통해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이 자진 신고할 경우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방법으로 탈루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비밀주의에 대한 위협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찾아왔다. 주머니가 얇아진 각국 정부가 탈세, 세금 도피 등을 강하게 단속하면서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스위스 은행에 고객 정보 공개의 압박을 넣은 것. 지난해 스위스 은행권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898스위스프랑(837억달러)로 2008년 1월 이래 누적 금액이 2000억스위스프랑에 달한다.

이탈리아의 탈세 사면 조치는 '엎친데 덮친격'이었다. UBS는 지난해 이탈리아 정부의 발표로 스위스 UBS를 빠져나간 고객 자산이 230억스위스프랑에 이른 것으로 집계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작년 4분기 신규 자금 유입은 54억스위스프랑이며, 이탈리아 정부의 탈세 사면 조치가 없었더라면 그 규모가 두 배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FT는 지적했다. 스위스 금융권은 자금이 완전히 유출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탈리아 고객들의 계좌를 이탈리아 소재 스위스 은행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을 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민간 은행들은 최근 수년 간 유럽 주변 지역 지점 확대에 주력해 왔는데, 이것이 위기의 순간 큰 도움이 된 것.

UBS도 같은 방법으로 유출된 고객 자산 230억스위스프랑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0억스위스프랑을 묶어둘 수 있었다. CS 역시 유출 자금의 상당수를 이탈리아 지점에 예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시아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에서 새롭게 유입된 자금도 스위스 금융권의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스쉬브룩스의 크리스찬 스타크 애널리스트는 "이는 스위스 금융권이 미국인 등의 탈세가 아닌 아시아·동유럽로부터의 자금유입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FT는 스위스 바젤 소재 사라신 은행을 좋은 예로 들었다. 이 은행은 최근 아시아에서 전문가들을 고용, 신규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중동지역에서는 이슬람식 자산운용 사업부를 설립하기도 했다. 사라신 은행은 지난 주 2009년 연간 순익이 1억800만스위스프랑으로 전년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끌어들인 신규자금은 125억스위스프랑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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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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