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피플&뉴앵글] "위험천만?..흥미진진!" 수영강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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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한국. 물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뜰수가 있는지 궁금했던 나는 수영장 3개월 회원권을 끊어 여름내 물속에서 살다가 우즈벡으로 돌아왔다.

어설프게 물속에서 뜨는법과 어색한 자세를 습득해 왔지만 실력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하다가 이번 겨울부터 다시 수영장에 다니기로 했다.


우즈벡에서 수영장에 갔던 기억은 2년전 여름 친구가 밀어서 발도 닿지 않는 물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수영선생님께서 내민 나무봉을 잡고 간신히 살아돌아왔던 추억뿐이 었다.

하지만 이번여름 한국에서 배워온 나의 나비같은 수영실력을 뽐내기 위해 과감히 친구와 한달이용권을 장만했다. 한달이라고는 하지만 고작 12번이다. 이용권 가격은 50000숨(한국돈으로 약 3만원정도), 강사비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용시간은 1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곳은 사람도 별로 없는 한산한 대학교내 수영장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수영장들 은 벌금을 내는 곳도 있기때문에 조금의 주의는 필요하겠다.


아무튼 수영이라고는 한평생 배워본적 없는 친구와 3개월 실력으로 우쭐대는 나는 당당히 수영장에 입성했다. 그러나 역시나 우즈벡수영장을 내가 잊고 있었다.


이곳 수영장의 평균 수심은 2미터, 깊은곳은 4미터까지 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깊은 물에서 나보다 작은 꼬마 녀석들부터 할아버지까지 폴짝폴짝 뛰면서 다이빙해 입수하는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물에 대한 겁도 없고 정식으로 배운사람들도 별로 없지만 저마다의 폼으로 수영하는 것을 보면 참 재미있다. 준비운동도 하고 슬그머니 발을 담그고 있는틈을 타 친구는 수영선생님 포진에 들어갔다. 여기도 그룹수업과 개인수업이 있는데 그룹은 수영장에 말하면 그룹을 만들어 주지만 개인수업을 받으려면 직접 선생님과 상담해서 가격과 원하는 수영을 협상한다. 선생님 가격은 1시간 수업에 4000숨(우리돈으로 2300원정도)이다.


예전에 나도 다른 우즈벡 수영장에서 딱 한번 15분 정도 수영을 배운적이 있다. 그때 내가 울고불며 나간다고 소리치는 바람에 선생님이 포기한거나 마찬가지지만 말이 다.


왜냐하면 그 물은 내가 생전 처음 들어간 4미터 깊이에 우즈벡 특성상 석회가 가득한 물이었기 때문이다. 물속으로 손을 넣으면 내 손조차 보이지 않고 물속에 물안경을 쓰고 들어가도 눈을 뜬건지 감은건지 알수없는 그런 물속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깊은 물을 가진 우즈벡의 수영장 사정으로 수영선생님을 절~대로 물속으로 들어오지 않 는다.


그저 물밖 먼 발치에서 날 지켜보며 소리만 칠뿐 "그게 아니야!!!!" 그럼 도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그래서 내가 15분만에 때려치고 벽만 잡고 서있다가 나온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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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은 수질 검사가 까다로워져서 예전같은 그런 한치앞도 안보이는 물은 볼수가 없게됐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여전히 먼산 불구경하듯 물밖에서 코치만 하고있 다.


그런 지도속에서도 수영실력이 늘어가는 아이들을 보면 참 신기할 따름이다. 단한번도 수영을 배워본적없는 아이들이 선생님이 물밖에서 가르치는 호흡법과 팔돌리기, 다리구르기의 설명만 듣고도 척척 따라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한국처럼 물속에 선생님이 들어와 시험을 보여주거나 살과의 접촉은 여기에선 절대 있을수 없는일인 것이다. 물에서 어우적 대는 아이들을 봐도 선생님이 내미는건 따뜻 한 손도 구명튜브도 아닌 길다란 '마대자루'다. 아이들이 그것을 잡기 위해서 자기도 모르게 수영을 하는 신기한 광경.


그래도 이게바로 '스파르타식'인가 하고 뭔가 인 정하고 싶은 맘도 든다. 친구도 금새 적응해 2미터 물속에서 호흡법과 플라스틱판에 의지해 팔돌리기를 배우고 있는것을 보면 역시 어떻게 배우느냐가 참 중요한것 같다.


이렇게 자신의 키도 훌쩍넘는 물높이에서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고 요리저리 올챙이처럼 수영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는 한국에서 수영을 배울때 겨우 내 허리까지 오는 물 높이에도 겁먹고 부력판에 의지해 아둥바둥 거렸는데 이제와보니 내가 참 부끄럽다.


우즈벡 수영장의 장점은 금세 깨달을수 있다는 거다. 수영하는 법, 물과 친해지는 법을 선생님이나 어느 도구에 의존,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터득해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다음번엔 나도 다이빙을 연습해봐야할 것 같다. 현지식으로!


글= 전혜경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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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경 씨는 3년전 친척 소개로 우즈벡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떠나기 3일 전까지 울면서 "가기 싫어"를 연발했지만 우즈벡의 뜨거운 태양에 반해 아직도 살고 있다. 지금은 웨스트민스터 국제 대학교(Westminster International University in Tashkent) 3학년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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