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결국 히든 카드는 없었다.’ 10일(현지시간) 있었던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출구전략 밑그림 발표를 놓고 전문가들이 내리고 있는 평가다.


초과지준에 대한 금리 인상, 재할인율 인상, 모기지 증권 등 자산 매각, 역환매조건부채권매매, 기간물 예금 등 버냉키가 내놓은 유동성 회수 방안들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이같은 방안들만으로는 시장에 공급된 과잉 유동성의 거품을 걷어내기 힘들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버냉키가 이번 발표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는 2가지였다.


첫째는 아직 출구전략이 임박하지 않았음을 시장에 확실히 알리는 것. 그는 ‘적절한 시기가 되면’, ‘머지않아’ 등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시기에 대한 언급을 피해 나갔다. 다만 ‘미국 경제와 금융권 상황에 달려 있다’라는 표현으로 최소 수개월 동안은 출구전략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전거래일 대비 4bp 오르는 등 시장은 긴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지만, 전반적으로 연준이 출구전략에 성급히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점에서는 버냉키의 의도가 어느 정도 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긴축의 시늉만 해도 전세계 시장이 몸살을 앓는 현재 상황에서 과연 연준이 시장에 주는 타격을 최소화하고 유동성 회수에 나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그대로 남는다.


결국 연준은 ‘언젠가’, ‘적절한 때’, ‘조만간’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출구를 미루다 금리 한 번 못 올려보고 과잉유동성에서 비롯된 더블딥 경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다.


버냉키의 두 번째 목표는 연준이 유동성 회수를 위해 준비해 놓은 카드가 있다는 사실을 시장에 인식시키는 데 있었다. 버냉키는 이날 재할인율 인상 등의 대책을 내놓는 등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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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연준의 얕은 밑천을 다 드러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해 보인다. 연준의 긴축안들이 과잉 유동성의 거품을 드러내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한번 더 확인시켜준 꼴이라는 것. 즉 연준의 전략 부재로 인한 실체 없는 출구논쟁의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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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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