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면 연상되는 단어중 하나는 '추운나라'가 아닐지 싶다. 올 겨울은 한국에서도 100년만에 폭설이 내리는 등 추운 날씨가 계속됐지만 이곳 러시아에서는 매년 '공포의 추위'가 찾아온다.
특히 올해에는 25년만에 찾아온 매서운 추위로 연일 날씨에 대한 뉴스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하루에 10도 가까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심한 온도차 때문에 노인들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자주 접하게 된다.
나는 현재 시베리아의 중심지인 노보시비르스크 라는 도시에 산다. 때문에 누구보다도 시베리아의 추위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자부한다.
우리는 흔히 너무 춥다는 표현으로 '시베리아 추위', '시베리아보다 더 추운날씨' 등의 표현을 쓰곤 한다. 그렇다면 시베리아에 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추위속에서 살고 있을까?
우선 겨울의 러시아 거리는 몇년간 돈을 모아 겨우 장만한 모피코트에 모피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 할 수 있다. 러시아의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모자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만약 쓰지않고 돌아다니다 보면 머리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다가 풍이 들기도 한다고 한다. 모자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곳에서는 필수품인 것이다.
이렇듯 영하 40도 가까이 떨어지는 이곳에서 모자를 안쓰고 돌아다니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고, 장갑을 안끼고 다니는 것은 '나 동상걸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한번은 시내에 나갔다가 동사자를 본 적도 있다. '인조 살'같이 색이 변해있어 너무나 섬뜩한 마음에 제대로 보지 않고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또 간혹 한국에서는 길거리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볼수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너무도 추운날씨 때문에 그러다가 큰 봉변을 당할수 있다.
하지만 워낙 술을 좋아하는 민족이라서 그런지 사건 사고들이 빈번히 일어난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해 등 나라의 큰 명절일 때는 평소의 3배에 달하는 경찰 병력을 투입한다고 한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서 놀기가 불편하기에 러시아인들은 화로에 앉아 오손도손 수다를 떨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출출해질때면 어김 없이 단 음식(초콜렛,사탕 등)과 차가 등장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는 것이 너무나 심심하고 수수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오늘도 화로 앞에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글= 김현철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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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철 씨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시베리아 교통대학교에서 학부과정을 마치고,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현재 노보시비르스크 한인 유학생 대표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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