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연내 처리를 강조해온 추미애 환노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노조법에 대한 토론을 실시하기로 해 노조법 개정안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추 위원장 측 관계자는 "'책임을 져야하고 주장만 할 수 없는 정당은 최후의 순간,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고 전날 밝혔듯이 현행법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연내 처리를 약속한 바 있고, 이를 위해서 마지막 시한이 오늘이라면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전날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차명진 의원과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만나 제3의 합의안을 잠정 마련했다. 이는 지난주 추 위원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토대로 한나라당이 기존 당론에서 일부 양보하면서 가능했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복수노조는 1년 6개월 동안 준비기간을 마련해 2011년 7월부터 시행하고, 쟁점 사안이었던 산별노조 교섭권을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보장하도록 했다. 또 전임자 임금 지급금지는 1년 유예하고,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제도)' 범위는 기존의 통상적인 노조관리 업무(한나라당 안)에서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업무'로 표현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도 추 위원장 압박에 적극적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금지는 노사 자율 결정이라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며 추 위원장의 중재안을 거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상희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사실상 당론으로 협상해왔는데, 당론에 크게 후퇴한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동의해 달라는 것은 개인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추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협상은 95%까지 진행되어 왔는데 5%인 산별노조 교섭권 때문에 당의 대안을 달라고 하니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한나라당으로서도 황당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불량상임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마당에 노조법 협상에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에서는 '만약에 무리(노조법 중재안 처리)를 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위원장을 협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노조법이 환노위에서 법사위로 회부되더라도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연내 처리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처리된 법안을 심사하지 않고 묶어두는 '게이트키핑'을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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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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