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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총리와 미소금융의 점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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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중국에서는 정치는 후진타오, 경제는 원자바오라는 말이 있을 만큼, 원자바오 총리는 2003년 취임 이후 매년 10 % 대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경제발전을 이끈 것 외에도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이유는 검소한 '서민총리'로 큰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1월 한 시골 농가를 찾았을 때 입었던 녹색 점퍼가 11년 전의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고, 한 수해지역을 방문했을 때 신은 흰색 바탕의 검은 줄무늬 운동화가 몇년째 기워 신은 신발이라는 사실에 중국 국민들이 감동했다.

우리 정부의 코드는 명확히 '서민'이다. 여기서 파생된 대표상품이 '미소금융'이다.

최근 10여일동안은 이명박 대통령보다 미소금융 사진이 신문에 더 자주 나왔다는 우스갯 소리가 기자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그런데 미소금융재단 현판식 사진들을 보면 한가지 공통된 점이 있다. 참석 VIP들이 한결같이 점퍼를 입고 있다.
색깔 밝은 점퍼는 거의 없다. 모두가 우중충하다. 후문에 따르면 서민들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 밝은 색은 피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이미지 메이킹'시대다.

원자바오 총리의 낡은 점퍼와 기워 신은 신발이 총리의 실제 생활상과 일치하든 아니든 서민들은 환호했다.

미소금융 현판식 사진을 접한 서민들도 양복을 빼입은 모습보다 어두운 색깔의 점퍼를 입은 VIP모습에 한결 친금감을 느꼈는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점퍼가 아니다. 정작 VIP들이 행사용으로 걸친 점퍼 가격이 서민들의 양복 한벌 가격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정책당국자들이,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들이 마음속에 서민의 아픔을 담고 일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는 지가 관건이다. 이미 예상했던 데로 시작하자 마자 '대출조건이 까다롭다', '대출기준이 모호하다' 등 지적사항이 줄을 잇고 있다.

미소금융사업은 점퍼와 같이 행사용 대출이 되서는 안된다. 아프고 고된 마음을 따뜻이 감싸줄 수 있는 대출을 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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