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마무리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이레샤씨는 지금의 시어머니 집에서 6개월간 월세를 살았다. 뭐든 열심이고 항상 밝은 그녀가 맘에 든 월세 집 주인은 자신의 첫째 아들을 소개해줬다. 처음 만남은 매우 어색했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진 남편은 활발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레샤씨에게 반해 운명의 상대라고 느꼈고 결혼까지 하게 됐다.
현재 그녀는 '안양 아시아창'이라는 곳에서 이주 노동자들과의 상담도 하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외국인 이민자들을 위해 물방울 나눔회라는 단체에 부회장 자리를 맡고 있으면서 아직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통역가도 하고 최근에는 연극활동까지 하고 있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집안일을 할 틈이 없는 이레샤씨는 며칠 전 남편이 냉장고를 열며 "김치도 없네"라는 혼잣말을 하더니 "다음 날 말없이 배추와 김장 재료를 사와 깜짝 놀랐다"며 남편과 함께 김장을 하면서 무뚝뚝해 말로 표현은 잘 안하지만 항상 마음 깊이 그녀를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항상 밝은 이레샤씨도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몇 달전 남편이 일하던 중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정신없이 병원을 찾았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사랑을 믿고 사랑을 위해 한국에 살게 됐지만,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 다문화 가족의 아이들이 한국인들과 함께 잘 어울려 더욱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사랑받는 아내이자 며느리, 그리고 이주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두에게 사랑 받는 한국인이 되고 싶은 그녀는 오늘도 바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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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정 기자 moon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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