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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 갑(甲)이 된 은행? 을(乙)이 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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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있는 TD은행(TD Canada Trust)의 모습

캐나다에 있는 TD은행(TD Canada Trust)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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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은 없나요?"
"......"

캐나다에서 처음 유학생활을 시작했을 때였다. 주거래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는데, 창구 직원이 체크카드 격인 데빗 카드(Debit card) 한 장만 주더니 집에 돌아가라고 했다. 당혹스러웠다. '딸랑 카드 한 장만 주면 통장 잔고는 어떻게 확인하라는 것인가?' '부모님이 보내주신 돈이 통장에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환경을 중요시 하는 나라라서 종이통장을 주지 않는 걸까?'
궁금증이 쏟아졌다. 짧은 영어에 바디랭귀지까지 섞어가며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답변들이 성에 차지 않았다. 은행에선 대뜸 "공짜로는 안 된다"며 돈을 더 달라고 했다. '내 계좌의 통장을 달라는데 돈을 내라니….' 황당했다. 하지만 은행 측 얘기를 들어보니,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다.

TD은행(TD Canada Trust)의 창구 직원인 로버트 빈스(Robert Vince)씨는 "캐나다에서는 전산화를 통한 은행 업무가 활발해 지면서 종이 통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급속히 줄어들었다"며 "대신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층이 현격히 늘어나 통장을 만드는 것을 옵션사항으로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이 통장은 종이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종이 통장의 보안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면서 "매달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종이 통장을 만들 수 있으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종이 통장을 이용하지 않고, 자동 인출기(ATM)에서 최근 이용한 내역서를 뽑아 확인한다"고 말했다.
종이통장을 만들지 않는 캐나다 사람들은 자동 인출기에서 최근 이용한 내역까지 확인한다

종이통장을 만들지 않는 캐나다 사람들은 자동 인출기에서 최근 이용한 내역까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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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캐나다에서 은행 업무를 보다 보면 한국의 은행들과 너무 달라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한국에선 은행에 방문하면 그 순간부터 은행 창구 직원의 친절한 서비스는 물론, 환한 미소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캐나다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고객들이 돈을 맡긴다는 개념보다는, 우리(은행)가 너희(고객)의 돈을 맡아준다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계좌유지비 개념으로 다달이 청구하는 요금만 해도 그렇다. 없는 살림에 이 계좌유지비라도 면하기 위해선 최소 1000불(한화 약 110만원) 이상을 통장에 넣어둬야 한다. 체크 카드의 이용횟수도 제한돼 있다. 매달 최대 25회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 체크카드 사용횟수가 25번이 넘어가면 매번 결제할 때마다 50~ 75센트(약 550~ 820원)의 이용료가 부과된다.

계좌 개설은 그나마 용이한 편이다. 간단한 신원 절차를 거쳐 여권과 캐나다 비자의 확인만 끝나면 은행 계좌를 열 수 있다. 계좌에는 체킹 계좌(chequing account)와 세이빙 계좌(savings account)가 있는데, 유학생들은 보편적으로 체킹 계좌를 이용한다. 학생들을 위한 체킹 계좌는 은행 이용 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캐나다에선 비과세 혜택 통장(Tax-free Savings Accounts)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 초 캐나다 정부에서 저축을 촉진시키기 위해 내놓은 '비과세 혜택 통장'으로 인해 그 동안 저축보다는 주택 모기지 대출· 자동차 리스 등을 선호했던 캐나다 사람들의 인식도 차츰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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