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스터 불경기(Mr. Recession)'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에게 새롭게 붙여진 별명이다.
천문학적인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책에도 미국 경제의 회복이 미지근하다는 비난과 함께 사퇴 압력까지 제기되는 등 최근 재무부 수장의 체면이 제대로 구겨졌다.
내년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가이트너는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사퇴 요구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초 공화당 코네티컷 상원의원 후보자 롭 시몬은 가이트너 장관이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두명의 공화당 의원은 가이트너가 보험회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했는지 듣기 위해 청문회를 요청했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조그비 인터내셔널의 존 조그비는 “공화당은 악당이 필요하다”며 “그 적임자에 가이트너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가이트너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원래 가이트너의 경제 운영과 7000억 달러의 월스트리트 구제 금융에 대한 비판을 방어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오면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조차 오바마 행정부가 메인 스트리트(실물경제)의 유권자들을 돕는 일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가이트너 또한 이러한 비난의 목표가 됐다. 지난주 민주당의 피터 데파지오 의원(오리건)은 가이트너가 사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공화당 케빈 브래디 의원(텍사스)은 가이트너에 대한 초당파적인 불신임이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브래디 의원은 “우리의 직무를 위해 가이트너 당신은 사퇴해야 한다”며 “미국민들은 당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으며 이는 당신의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는 여전히 가이트너 장관을 보호하려고 애쓰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제니퍼 사키는 청문회 후 가이트너에 대해 “그는 미국 경제를 낭떠러지에서 구했다”면서 “그는 현재 재무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청문회 기간 동안 사퇴 요구를 거절하며 오히려 공화당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금융위기 대응방안에 대해서 비판했다. 그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정책이 1930년대 이래로 미국을 가장 깊은 경제 불황으로 밀어 넣었다며 공화당 역시 여기에 일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전 휴스턴 상공회의소 회장이었던 브래디 의원에게 “당신이 이 나라에 물려준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질 수는 없다”며 “공화당 정부 8년 동안 의료복지, 교육, 기반 시설, 에너지 사용 방법 등 공공에 관련된 사항을 경시한 결과 금융위기가 일어났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브래드 의원은 “가이트너는 사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선임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비꼬았다.
가이트너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주 전 공화당 하원의원 롭 시몬은 지난 16일 TARP에 의해 발행된 보고서를 인용해 가이트너가 AIG의 구제 당시 납세자 펀드를 지키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이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따라 공화당은 전일 AIG 구제금융과 관련된 청문회 개최를 의회에 신청했다. 하원의 금융 서비스 위원회는 가이트너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청문회 개최를 찬성했는데 위원회 의장인 민주당의 바니 프랭크 의원 역시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도 가이트너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힘을 얻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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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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