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8일간에 걸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놓고 영미권 주요 외신의 평가는 한마디로 '굴욕적'이라는 데 모아졌다. 실질적인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고,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다 못해 굴욕적인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는 것.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낮아진 위상과 아시아 신흥국의 급부상을 명백하게 확인시켜줬다는 것이 외신의 공통된 판단이다.
20일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어린 시절을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경험이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스스로를 ‘미국 최초의 태평양 출신 대통령’이라 칭하며 친근감을 나타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 정상들은 정중하게 미국 정상을 대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높은 벽을 오바마 대통령이 절실히 느끼고 돌아왔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신문은 아시아 국가가 예전처럼 미국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0년이 넘게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우산’ 아래에 있었던 일본은 오키나와 해군 재배치 문제를 두고 미국과 서먹서먹한 관계를 연출했고,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여겨졌던 한국 방문에서조차 오바마 대통령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
중국 역시 더 이상 미국으로부터 경제운용이나 인권 따위에 관한 설교를 들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인디펜던트지는 지적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가라는 점과 값 싼 중국산 제품이 오랫동안 미국의 소비 붐을 이끌어왔다는 사실 등이 달라진 미·중 관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pos="L";$title="";$txt="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천왕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모습";$size="310,227,0";$no="200911201216073357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미국 CBS방송도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서 유년시절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기억까지 회상해가며 아시아 국가에게 친근감을 표시한 것에 비해 실제로 올린 성과는 없었다고 혹평했다.
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의 인종·경험과 관련된 개인적인 신상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데에는 유용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이 개인적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 본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여러 나라와 개인적인 유대감을 가진 것은 좋지만 그것이 실제로 외국 정상들과의 협력관계를 이끌어내는 것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또 특정 국가와의 개인적인 유대감이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오바마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인도네시아가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도네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크게 실망했었다는 사실이 대표적이 예다. 기대감이 높을수록 실망감도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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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지는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천황에게 90도 인사를 한 것을 거론하며 많은 미국인들에 이를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순방에서 무역, 환율 등과 관련된 사안에 관해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며 이는 미국이 국가 부채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인해 세계 무대에서 협상력을 잃어간다는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겔스톤 선임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관련된) 미국 언론의 보도가 대체로 회의적이고 부정적이라고 분석된다”며 “언론은 백악관이 뚜렷한 목표나 계획 없이 이번 순방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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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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