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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고현정, 자결 연기로 퇴장 '미실 시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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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용성 기자]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 속 미실이 최선의 역할을 다한 뒤 한 줌의 재로 사라졌다.

진흥왕을 시해하고 진지왕을 퇴출시키면서 신라의 권력을 손아귀에 쥔 채 세상을 다 가진 듯 호령하던 미실은 덕만을 상대로 필살의 경쟁을 치른 뒤 10일 방송분에서 비장한 최후를 맞았다.
고현정이 연기한 미실은 ‘선덕여왕’의 중심에 존재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주요 역할을 수행했다. 피가 튀는 왕실에서, 정부 설원랑의 은밀한 내실에서, 백성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제단에서 미실은 카리스마 넘치는 팜므파탈의 전형을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고현정이 아니면 이런 미실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라며 칭찬 일색이다.

미실의 존재감은 주지하듯 덕만과의 경쟁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타국에서 떠돌며 죽음의 위기를 넘어 신라의 낭도로 돌아온 덕만은 화랑에 이어 공주가 되기까지 미실과의 목숨을 건 전쟁을 치러왔다. 하지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실에 대적하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화백회의를 비롯해 극 중반 이후를 채운 미실과 덕만의 맞대결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채널을 고정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40%대를 훌쩍 넘어 최고시청률 44.9%까지 오른 ‘선덕여왕’의 인기를 견인한 일등공신이 미실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일. 이날 미실의 죽음이 향후 드라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역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미실의 죽음이 갖는 의미는 악의 종말이라기보다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미실이 살아가는 명분은 대권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드라마 상 악역이라기보다 덕만에 대한 경쟁자였다. 미실의 죽음 이후에도 김춘추나 비담이 덕만과 대권을 놓고 경쟁하는 내용이 이어진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한편으로는 미실이 비담에 대해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비담은 덕만에게 미실과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해 귀를 의심케 한다. 이후 대야성에 거점을 둔 미실을 향해 속전속결할 계책을 내놓는 등 아직까지는 덕만의 편에 서서 활약한다. 덕만의 사신으로 미실을 찾아가는 사람도 비담이다. 그의 속내를 알 수 없는 행동이다.

덕만이 미실을 상대로 내놓은 계책은 대야성을 공포에 몰아넣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잡도록 하는 일. 싸우지 않고 힘을 모아 신라의 대업을 이루기 위함이다. 미실을 나라 운영의 인재로 판단하고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의 성정이 엿보이는 대목. 하지만 미실은 “너는 영혼을 나눌 수 있느냐”며 이를 거부한다.

덕만은 신라 곳곳에 자신의 피가 묻어 있고, 내전보다 국경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지원군의 회군을 지시하는 미실의 태도를 보고 "미실에게서 아주 잠깐 왕을 봤다. 진정한 왕"이라며 감명을 받는다. 같은 시각, 미실은 화랑시절 불렀던 노래의 한 구절인 “항복할 수 없는 날에는 그날 죽으면 그만이네”라며 "오늘이 그날입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독을 먹고 덕만을 기다리던 미실은 덕만이 나타나고서야 숨을 거뒀다. 덕만은 미실을 향해 "당신이 아니었다면 난 아무 것도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미실의 시대 안녕히"라고 말한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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