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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칼럼] 세종시 '덧셈의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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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현직 논설실장]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4대강'과 함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세종시가 재보선 현장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충청권 민심을 자극하며 정부의 무책임성을 부각시키려 부심하고 있고 여당은 '원안 고수'라는 어정쩡한 자세로 '세종시 바람' 차단에 곤혹스런 모습이다.

세종시 수정론이 공론화한 것은 정운찬 국무총리 발언부터 이다. 정 총리는 후보자로 지명되자마자 세종시 기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도화선으로 정부와 여당에서는 세종시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우후죽순처럼 분출됐다. 충청도 출신 총리를 내세워 미뤄왔던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기능을 바꾸겠다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장차관 워크숍에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권에는 도움이 안 될지라도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한 때 오해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택해야 한다"며 수정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고 정부는 총리실 산하에 '세종시 위원회'를 두기로 하는 등 실질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때를 맞춰 한나라당이 세종시 성격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녹색첨단복합도시로 바꾸는 내용의 세종시법 개정안을 다음 주 국회에 제출할 계획으로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이 대통령은 세종시에 대해 아직까지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 대통령 후보시절인 2007년9월 행복도시건설청을 방문 "훌륭한 계획인 것 같다. 서울시장 시절엔 반대했지만 기왕 시작된 것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더 빨리 더 크게 해놓겠다"고 강조했고 취임 후에도 "행정도시는 축소되지 않고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다. 그래서 행복도시건설청장과 본부장을 안 바꾼 것이다"고 말했다. 또 불과 4개월 전 여야 대표회동에서도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고 나도 정부 마음대로 취소하고 변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원안 추진을 거듭 약속했다.

세종시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되면 도시 자족기능이 떨어져 '유령시'가 될 것이라는 것, 원안대로 9부2처2청이 이전한다 해도 공무원 1만여 명을 포함 인구유입효과가 고작 6만 명에 불과해 목표인구 50만 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행정도시 보다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하나 참여정부가 마련한 자족성 확보장치를 보면 세종시를 6개 주요 기능으로 나눠 첨단지식기반 산업을 유치하고 이전 부처와 유관된 민간기관과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독일의 예를 들며 행정 비효율성도 제기하고 있으나 현재도 부처가 세 곳으로 분산되어 있고 정보통신 기술의 첨단화로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들이 존재하고 있어 수도권 집중화 해소와 국토균형 발전에 더 이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세종시는 이미 주민 이주와 토지 보상이 이루어졌고 기반공사도 진행되는 등 사업비 22조5000억원 가운데 5조여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돼 공사가 20%넘게 진척된 상태다. 한평생 닦아 온 고향을 떠난 주민들은 하루 속히 반듯한 도시가 건설돼 돌아가길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공사장 주변 현황판엔 '행정도시'란 용어가 삭제되고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정녕 '백년대계의 도시'를 만들려 한다면 뒤에 숨어 국민 눈치만 보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며 당당하게 공론장으로 나와야 한다. 또 수정의 관점도 원안을 배제하는 축소 지향적 자세를 떠나 여야 합의의 틀에서 도출된 행정부처 이전에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계획에서 '뺄셈의 해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모자란 것을 보태주는 '덧셈의 해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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