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도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정부와 언론이 설득하고 달래도 경영진과 조합원의 동의 없이는 변화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의 '골리앗 크레인'은 한 때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통했다. 1990년 임금협상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노조원들이 '고공 투쟁'의 본거지로 삼았던 게 바로 이 곳 골리앗이었다. 그러나 18년이 지난 지금 이 투쟁의 상징은 '화합의 골리앗'이라는 현판을 달았다. 가장 격렬했던 투쟁의 현장에서 노·사·정이 손잡았고 화합과 상생을 다짐하는 노사 화합 선언식을 가졌다.
조합원 해고와 그에 따른 생산성 악화 대신 경영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노조의 고통분담 의지가 맞물리면서 15년 무분규의 결실을 거둔 것이다.
노사갈등 문제가 집단 이기주의나 경영진의 횡포 등으로 단순하게 재단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사례는 극단적인 파업으로 심각한 내상을 입고 여론의 비난까지 받아야 했던 쌍용차 사태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도 사실이다.
매년 작은 이익에 집착해 한 치의 양보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대신 '선 순환의 띠'를 다시 한 번 엮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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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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