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총재 IMF 연례회의에서 이 같은 구상 밝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이 주요20개국(G20)과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 중앙은행으로 탈바꿈하려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IMF 연례회담에서 “IMF가 1조 달러의 자금을 바탕으로 위기 시 개발도상국을 지원할 수 있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를 세계 중앙은행으로 격상시키려는 칸 총재의 구상은 지난달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도 논의됐었다. 그는 회의에 참석해 G20은 물론 IMF의 역할이 확대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칸 총재가 자신의 계획에 G20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현재 G20의 지원 없이는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이뤄진 G20은 현재 글로벌 경제를 조율하기 위한 협의체로 자리잡고 있는 반면 1944년 브레턴우즈협정에 따라 설립된 IMF는 국가들의 의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개발도상국은 IMF를 미국 외교수단의 하나라고 비판하고 있고, 선진국들은 IMF의 결정을 종종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런 IMF에게 회원국들을 압박할 수 있는 힘을 보유한 G20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G20 국가들이 중국에게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평가절하 정책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것도 G20의 영향력을 대변해준다.


G20도 회원국 범위가 넓은 IMF와의 연계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G20은 고작 20개국으로 이뤄진 반면 IMF는 185개국의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G20은 IMF의 채널을 통해 기구의 전문 인력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어 연계를 반기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MF와 G20의 이 같은 공생관계는 서로간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설정할 때에만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직 IMF 이사였던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가 G20은 향후 IMF의 집행 이사회로 역할하게 될 것이지만 그에 걸맞는 책임을 부여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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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들은 지난해 11월 스코틀랜드에서 모여 글로벌 경제에서 자산 버블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IMF가 조기 경보를 발할 수 있게 하는 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에 이 같은 논의가 IMF가 세계 중앙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단계 중 하나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IMF의 이 같은 구상에 반발도 만만치 않다. 유럽중앙은행의 정책 위원이자 독일 중앙은행 총재인 악셀 웨버가 계획의 실현여부에 의문을 표하고 있어 IMF가 세계 중앙은행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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