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지난해 은행권을 상대로 실시한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축소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금융 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위기도 한풀 꺾인 만큼 정부의 지원 없이도 은행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보증해주는 FDIC의 한시적유동성보장프로그램(TLGP)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융 위기 가운데 금융 시스템을 안정시키는데 기여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WSJ은 이 때문에 FDIC가 오는 10월31일 만료되는 TLGP를 그대로 종료할지 아니면 비상시를 대비해 6개월 더 연장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FDIC는 셰일라 베어 총재는 “미국의 신용 및 유동성 시장이 정상화하고 있는데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은행들이 많이 줄었다”며 “지금은 그 프로그램을 종료하기 위한 FDIC의 입장을 분명해 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수그러들면서 많은 금융기관들이 정부 보증 없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분기 60건에 달했던 정부보증 채권 발행은 3분기에는 8건으로 감소했을 정도.

특히 채권보증프로그램(DGP, debt guarantee program)은 TLGP의 일부로, 지난해 가을 금융 위기 촉발 이후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요구로 FDIC가 실시한 긴급 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파산 위기에 몰렸던 많은 은행들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지난 4일까지 FDIC의 보증을 받고 발행된 채권규모는 약속어음과 기업어음 등을 포함해 3041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FDIC는 프로그램 참여 은행들로부터 약 93억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당시 DGT를 이용한 최대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과 씨티그룹이었으며,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자회사인 GMAC를 포함해 자동차 메이커와 부동산 임대업체 등 많은 기업들이 이용했다. GE는 18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정부 보증없이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미 TLGP를 통한 기업어음 발행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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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C는 DGP 종료 여부를 놓고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DGP를 연장하려면 은행들은 정부도움 없이는 채권을 발행할 능력이 ‘없음’을 증명해야 하며 긴급상황에 처한 은행에 대해서만 내년 4월 30일까지 보증을 연장해 주겠다는 제안이다. 또한가지 조건은 긴급상황에 처한 은행으로 간주돼 채권발행 보증을 연장 받은 은행이 채권 발행액의 3%에 해당하는 연간 수수료를 FDIC에 지급하게 하는 방안이다. 이는 최초의 수수료보다 0.75% 높은 수준이며,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에는 수수료를 더 높일 수도 있다는 조건이다.


WSJ은 최근 들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수그러들면서 많은 금융기관들이 정부 보증없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신용경색이 재발할 경우를 대비해 결국 FDIC가 DGP 프로그램을 연장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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