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금융 위기로 미국 은행들의 파산이 줄을 잇는 가운데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권의 예금보장이라는 본업에서 벗어나 부실은행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DIC는 부실 은행의 손실 부담 계약으로 인해 기금 운용에 막대한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50건이 넘는 손실 부담 계약 체결로 FDIC가 책임져야하는 액수만 무려 800억달러. FDIC는 또한 140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DIC는 손실 부담 계약을 통해 은행권의 대출 및 자산거래를 촉진시키는 한편, 이들의 자산 거래 손실까지 보증하고 있다.
FDIC로서는 부실은행과 인수자간의 자산 거래를 중개해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청산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FDIC가 감당해야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진 기금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한 비난 역시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
FDIC를 이처럼 궁지에 몰아넣은 것은 금융 위기 발발 이후 은행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 탓이 크다. 은행권의 파산은 FDIC의 기금을 순식간에 갉아먹었다. 지난 6월말 기준 FDIC의 기금은 10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0억달러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파산한 미국 은행의 수는 이미 81개에 이르며 최근 FDIC가 2·4분기 기준으로 파산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은행의 수도 416개에 달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은행들이 파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FDIC가 떠 안고 있는 부실 은행권의 잠재 손실은 남아있는 기금의 6배에 이를 정도여서 기금 부족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WSJ는 경기 회복이 빨리 나타나지 않을 경우, 수 십억달러에 달하는 은행권의 손실을 FDIC가 고스란히 떠 안아야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FDIC가 체결한 손실 부담 계약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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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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