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행사의 '대박 꿈'은 옛말.."자금력 갖춰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시공위주의 건설산업 한계..각 분야 전문성 필요

"건설경기가 한참 활황일때 건설업체 직원마저 시행사 차리겠다고 직장을 그만둔 경우도 많았다. 그땐 한 건 대박을 터뜨려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시행사 차리기'였다"

한 건설사 직원의 이야기다. 이처럼 경기좋고 분양률 높은 때 시행사를 차려서 '대박'나는 호시절은 지났다. 되레 미분양으로 시행사, 시공사, 분양 계약자, 입주민들간 마찰음만 곳곳에서 들려오고 저조한 분양률로 공사대금을 대지 못한 채 심각한 경영위기에 시달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미분양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할인분양했더니 기존 입주자들이 새 입주자들의 이사조차 막는가 하면, 대금 미지급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피해보상,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소송건도 셀 수 없이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며 보증사고사업장으로 등록된 건수도 늘었다.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올해 7월까지 보증사고사업장 발생건수는 총 74건이었다. 월별로는 작년 하반기 전까지만 해도 1~3건에 그쳤던 보증사고가 지난해 10월 들어 18건으로 급격히 증가했고, 11월 10건, 12월 8건 등으로 이어갔다.

보증사고사업장은 실제 공정률이 계획 공정률보다 25% 이상 뒤처질 경우 분양 계약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정된다.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사고사업장으로 등록하게 되면, 분양원금을 환급하거나 대한주택보증이 직접 공사 재개 후 분양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를 밟게된다.
이런 문제들은 경기하락, 주택 미분양 증가 등 여러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지만, 무리한 사업추진과 그것을 가능케한 대출구조 그리고 시행사의 비전문성 등이 크게 영향을 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더불어 '시공위주의 건설산업'이라는 구조적 원인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건설산업에서 가장 큰 힘을 지닌 주체는 시공사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 연대보증으로 등으로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선진국의 경우, 시행사나 엔지니어링, CM(건설사업관리)의 전문성이 뛰어나 고부가가치를 발현하고 있다"며 "시행사는 자금력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해 파이낸싱에 어려움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해외건설시장에서 선진 건설사들의 마진이 높은 이유는 단순 노동력이 투입되는 시공보다 기술, 파이낸싱으로 승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공ㆍ시행으로 나뉜 사업구조 속에서 문제나 갈등이 많이 생기는 이유로 '지주공동사업'을 꼽았다. '지주공동사업'이란 시행과 시공을 모두 한 회사가 책임지는 자체사업이나 시공사가 시행사에게 공사비만 받는 단순도급사업과는 다른 개념이다.

시공사가 대출금액에 연대보증을 하면서 땅주인인 시행사와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인데, 변 애널리스트는 "지주공동사업일 경우에는 분양관련 소송에서 시행사나 시공사 한 편에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지역비하에 성희롱 논란까지…피식대학 구독자 300만 붕괴 강형욱 해명에도 전 직원들 "갑질·폭언 있었다"…결국 법정으로? 유명 인사 다 모였네…유재석이 선택한 아파트, 누가 사나 봤더니

    #국내이슈

  • "5년 뒤에도 뛰어내릴 것"…95살 한국전 참전용사, 스카이다이빙 도전기 "50년전 부친이 400만원에 낙찰"…나폴레옹 신체일부 소장한 미국 여성 칸 황금종려상에 숀 베이커 감독 '아노라' …"성매매업 종사자에 상 바쳐"

    #해외이슈

  • [포토] 수채화 같은 맑은 하늘 [이미지 다이어리] 딱따구리와 나무의 공생 [포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방한

    #포토PICK

  •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없어서 못 팔아" 출시 2개월 만에 완판…예상 밖 '전기차 강자' 된 아우디 기아 사장"'모두를 위한 전기차' 첫발 떼…전동화 전환, 그대로 간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급발진 재연 시험 결과 '사고기록장치' 신뢰성 의문? [뉴스속 용어]국회 통과 청신호 '고준위방폐장 특별법' [뉴스속 용어]美 반대에도…‘글로벌 부유세’ 논의 급물살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