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북부에 있는 미시간주(州)는 세계적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 시(市)가 있는 주다. 미국이 자동차 산업이 전성기를 누리는 동안 미시간주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올들어 크라이슬러와 GM이 파산하면서 미시간도 극심한 어려움에 빠져있다.


어려움의 원인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강성노조와 정치인들의 무능함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국 전체의 실업률이 10%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 하지만 미시간은 이미 15%를 넘어섰다. 미국내 실업률 1위주라는 오명은 쉽게 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알루미늄 제품을 생산하는 브레이즈웨이(Brazeway)의 최고경영자(CEO) 스테파니 보이스는 “미시간주는 거주하기에도 좋은 환경이 아니고, 일을 하기에도 좋지 않은 환경”이라고 미시간주를 평가했다. 지난해 브레이즈웨이는 디트로이트 서부에 있는 아드리안에 있던 생산설비를 켄터키로 옮겼다.


보이스는 “공장이 문을 닫고 식당이 비어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레이즈웨이는 1946년 만들어진 기업으로 노조의 활동이 강한 기업이었다. 브레이즈웨이는 결국 강성노조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납품을 받던 고객사가 미국 남부와 멕시코로 빠져나갔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시간주에는 이같은 현상이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면서 미시간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미시간은 지난 100년동안 자동차산업에 집중해왔고 노동자들도 부유함을 누리며 생산활동에 충실해 왔다. 빅3 자동차업체들로부터 퍼져나온 이익으로 도시가 살아온 셈이다. 한때는 “GM이 움직이니 미국이 움직인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GM과 크라이슬러가 생존을 위한 싸움을 시작하면서 미시간의 실업률은 치솟았다. 주택시장도 정체되었다. 공단지역에는 사라진 공장들로 인해 곰보처럼 변해버렸다. 게다가 그들이 떠난자리는 오염의 흔적으로 재개발도 힘든 상황이다.


미시간주는 지난 10년동안 9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잃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일자리 5개 중에 한 개는 없어진 셈이다. 미시간대학이 일자리에 관해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이 지나고 나면 자동차 관련산업에 종사하는 55%의 사람들이 해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시간주는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또 고속도로망이 잘 확보되어있고 공항도 있다. 또 최고수준의 대학도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환경임에도 미시간주는 경기가 상승곡선을 그리던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가장 느린 성장세를 보였다.


자동차 산업은 노조에게 발목잡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런 자동차 산업을 믿고 다른 산업으로 갈아타지 못한 탓이다. 정치인들의 무능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썩은 동아줄을 붙들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지역 정치인들의 짧은 시각을 비난했다. 주 의회는 노조문제를 신속히 처리하지 않고 미루기만 했다. 또 글로벌화하며 해외로 나가는 자동차 업체를 바라만 보고 우위를 잃어가고 있었다.


주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는 동안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 시(市)도 있다. 주내 중소도시들은 과감히 자동차산업에서 벗어나 그들의 살길을 모색했다.


미시간주 북부에 트레비스시(市)는 기존에 유명하던 관광산업에 영화제를 더했다. 아름다운 해안과 체리농장이 있는 트레비스는 올해로 다섯 번째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트레비스시티필름페스티벌은 ‘화씨 9/11(Fahrenheit 9/11)’로 유명한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시작하며 도시를 변화시켰다.


토요일날 막을 내리는 축제는 지난해에 마돈나가 참석하기도 했다. 유명인사가 오는 것보다 그들을 보러 오는 방문객들이 늘어나면서 지역의 상가와 식당, 호텔이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이 성공적인 모습이다. 이번주 토요일 끝나는 영화제에도 인파들로 호텔의 예약이 다 끝난 상태다.


이런 여건을 살려 주정부는 지역 필름 프로덕션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던 한 스튜디오가 디트로이트의 옛 공장터로 옮겨 1억4600만달러규모의 프로덕션 단지를 짓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가들은 “미시간주가 다양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기업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더 유연하고 숙련된 노동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주력산업이던 담배산업이 흔들거리기 시작할 때, 상업은행과 바이오테크 두 개의 산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 결과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미시간주도 앞으로 풍부한 천연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며 다양한 생존방안을 찾아야 한다. 강성 노조에 대한 해결책도 분명히 마련해 두어야 한다.


존 로버트 윌리엄스 트래버스영화제 공동설립자는 “평생 미시간에 살아왔다”며 “미시간주를 보면 노조가 상당히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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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여사도 미시간주의 노조문화에 대해 “노조원들은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다”며 “어떤 기업인들도 그들과 맞서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의회에 리더십을 찾을 수 없다”며 정치인들도 비난했다.


한편 제니퍼 그랜홈 미시간 주지사는 "녹색산업성장"을 주문하며 주의 에너지 산업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의 자동차 산업을 대체 할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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