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투자의견 없는 리포트 50% 급증 투자자만 골탕
 
최근 증권가에 '껍데기 보고서'들이 판을 치고 있다.
 
장 개시전 매일 아침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종목 데일리 리포트가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내용을 보면 투자 판단의 핵심요소인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등 알맹이가 쏙 빠져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리스크가 커지자 애널리스트들이 위험회피 수단의 일환으로 투자의견이 없는 리포트를 내고 있는 것. 특히 증권사들이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평가 기준을 투자 보고서 목표가나 투자의견 제시에 대한 정확도보다 세일즈(영업) 성과에 기준을 두고 있는 것도 투자의견 없는 리포트 제시를 부추기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투자의견이 없는 보고서가 전년보다 50% 급증했다. 전체 기업 리포트 수가 올 상반기 1만256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가 늘어난 것에 비교할 때 투자의견 없는 보고서 증가율은 일반 리포트 증가율의 두배 이상에 이른다. 특히 지난 한달동안 나온 기업 보고서 1883편중 20.6%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무의미해졌고, 제시해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은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을 평가할 때 리서치 보고서를 잘 반영하지 않는다"라며 "애널리스트들이 개인적인 유명세를 유지하기 위해 보고서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이 보고서 보다 법인영업에 신경을 더 많이 쓰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자주 투자의견이 틀려 인지도가 하락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속 빈 보고서에 대한 투자자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올초부터 테마주가 큰 인기를 얻었지만 관련주들에 대한 정확한 투자의견을 제시한 곳이 많지 않아 매수-매도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손해를 본 투자자들도 허다하다.
 
한 개인 투자자는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를 참고만할 뿐 신뢰를 갖고 투자 지침으로 삼고 있지 않다"고 푸념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지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사실"이라며 "매수든 매도든 자신의 판단 아래 시장과 종목을 진단하는 보고서를 내는 것은 애널리스트들의 본연의 임무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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