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의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항공사들이 처한 현실은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는 최악이다. 인수ㆍ합병(M&A)은 물론 수익이 발생할 수 없는 초저가 운임 상품 출시 등 살아남기 위한 모든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BA)는 최근 직원 4만여명에게 회사를 살리기 위해 최장 4주 동안 무급으로 일해 달라고 사정했다. 직원들은 무급휴가를 떠나거나 3~6개월에 걸친 임금 삭감을 통한 무급 근로를 선택할 수 있다. BA는 파운드화 약세와 유가 상승, 수요 부진 등 삼중고를 겪은 끝에 2008~2009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4억100만파운드의 세전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1987년 민영화 이후 최악의 연간 경영실적으로 승객 수도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에어프랑스-KLM도 같은 기간 8억1400만유로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향후 전망도 좋지 않아 내년까지 2년간 2700명을 감원할 게획이다.

항공업계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 2위 항공사인 독일의 루프트한자가 영국 브리티시미들랜드항공(BMI)과 벨기에 브뤼셀항공 인수에 나섰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1월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의 지분 19%를 사들였으며, 오스트리아항공도 인수를 추진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델타항공이 라이벌이던 노스웨스트항공을 합병해 세계 최대 항공사로 재탄생했으며, BA도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과 스페인의 이베리아항공과 합병 협상을 벌이고 있다.

노선 축소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7년 10월 개설한 '인천-카이로' 직항 노선을 없애고 '인천-타슈켄트' 노선과 합쳐 다음 달 1일부터 '인천-타슈켄트-카이로' 노선을 운영키로 했다. 앞서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지난해 10월 빈과 취리히, 지난해 9월 암스테르담과 마드리드의 직항 노선을 각각 합쳤다.

델타항공은 오는 9월부터 '애틀랜타-인천'과 '애틀랜타-상하이' 직항 노선을 중단하고 노스웨스트의 '애틀랜타-도쿄' 노선과 '디트로이트-상하이' 노선을 이용해 승객들이 중간에 갈아타도록 할 계획이다. 수익성 악화로 일본 정부에 보조금 지원을 요청한 일본항공(JAL) 및 전일본항공(ANA)은 '나리타-베이징'과 '나리타-상하이'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항공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승객과 화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여름 휴가 시즌부터 시작되는 성수기에 업황이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2007년 이전 수준으로는 되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항공여행을 포기하는 고객이 많을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LC)의 시장 참여로 수익노선의 좌석공급량이 증가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가장 성수기인 여름 시즌도 고객 유치가 만만치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경우 여름 휴가철 및 대학생 방학을 맞아 일본노선에서 왕복항공권 8만원 판매 및 편당 33인 한정특가 에어텔 판매 등의 할인 이벤트를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체감을 못하고 있지만 항공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막판 싸움이 치열하다"면서 "내년까지 이같은 불황이 지속돼 살아남는 업체와 경쟁에서 밀린 업체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구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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