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이 트레이더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해외 업체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 경영진들에게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래 달러화 가치가 파운드화 대비 15%, 유로화 대비 9% 떨어지면서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 경영진들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회계법인 전문업체 딜로이트의 제임스 더글라스 고문은 “해외 업체 M&A에 있어 환위험(Currency risk)은 늘 문제였지만 최근 통화 변동성의 폭이 커지면서 더욱 큰 이슈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인수업체는 계약서를 작성하기에 거래 통화의 종류를 결정해야 하는데 극심한 통화 변동성으로 이것이 쉽지 않아졌다는 의미다. 대체로 M&A시 인수 대상 업체가 속한 국가의 통화로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업체가 미국 기업을 5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을 때 미국 달러로 계산을 할 경우 현재 환율에서는 12개월 전보다 7억5400만 달러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하고도 계약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계산을 미루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환율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체방크의 외환 담당 라시드 후즈날리 대표는 “(통화종류, 거래 시기 등을)잘못 선택 했을 때 치러야 할 비용이 대단히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영국 의료업체 아머샴(Amersham)을 인수하면서 입었던 손해가 대표적인 예다.
2003년 10월 GE가 아머샴 인수를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GE가 치르기로 약정한 인수가는 57억 파운드였다, 그러나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를 끝낸 2004년 5월 무렵 파운드 대비 달러 가치는 12% 떨어졌고 이 때문에 GE는 ‘생돈’ 3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내야하는 손해를 보아야 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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