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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지났다고? 그레이엄을 떠올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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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격언 가운데 현명한 투자자는 감정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명한 투자자는 시장과 반대로 감정적이어야 한다.



급속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30% 이상 급등했다. 이럴 때 투자자들은 긴장을 늦추고 안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철학을 상기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60년 전인 1949년 5월25일, 워런 버핏의 스승인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그리고 최근 증시 흐름에서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노장이 걱정스러워했던 현상이 두드러졌다. 많은 투자자들이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무모한 믿음에 매달리는 것. 이 때 감정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접근하는 일은 가능하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것이 노장의 권고다.



예일대학의 로버트 쉴러 교수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지난 3월 13.1에서 최근 15.5로 뛰었다. 이는 25년래 가장 급속한 상승이다. 그레이엄은 이른바 ‘미스터 마켓’의 변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레이엄은 문학과 철학, 수학 등 다방면에 걸쳐 깊은 조예를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주식시장은 단기적인 트레이딩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그가 투자자들의 탐욕을 시장의 적신호로 받아들였던 것이나 패닉을 기회고 여겼던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는 역발상을 통해 주식시장이 극단으로 치닫는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1949년 주가가 36% 급등했을 때 그는 투자자들에게 매도를 권고했다. 그리고 이듬해 증시는 8% 하락했다. 1958~1959년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연출했을 때 그레이엄은 다시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1971년 말 10년 만의 약세장이 나타나기 직전 주가 하락을 경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매수 후 보유 전략은 한 물 갔다’는 말이 유행이다. 일부 투자가들은 코스트 애버리징이나 정액 적립식 투자를 어리석은 전략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그레이엄은 일찍이 1962년 코스트 애버리징이 투자 시점과 상관없이 궁극적으로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략을 이행하려면 대중과는 전혀 다른 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군중 심리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극소수의 투자자에게만 가능한 일이라는 얘기다.



올해 하반기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날로 힘을 얻고 있다.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는 마치 금융위기가 모두 끝난 것처럼 잔치를 벌이고 있다. 주가 상승세에 장단을 맞추며 조급하게 매수에 나서기 전에 그레이엄이 강조한 역발상을 한 번 되새겨볼 때라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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