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단속인가, 현장점검인가?
국토해양부와 인천광역시가 20일부터 인천 청라지구와 송도 분양현장에 대한 투기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청라와 송도는 최근 수 백대 1의 청약경쟁률에 떴다방이 등장하는 등 과열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곳이다.
국토부는 분양시장 동향파악과 건설업계가 최근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내용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지 투기단속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국토부와 지자체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이명박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동산 투기가 우려된다'는 발언 직후 나온 것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투기 조짐이 보인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계를 주문했다. 이에 앞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앞으로 어느 지역이든 부동산 투기 조짐을 보이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반드시 잡겠다"고 강경한 어조로 밝혔다.
'불로소득으로 돈 버는 걸 용납하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고 까지 발언 수위를 높였다.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와 부동산 투기 재발을 경계하는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시장은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물건너 갔고 도리어 강력한 투기 단속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현장점검→투기단속→투기과열지구 재지정의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일단 국토부는 이들 지역에 대한 특별투기 단속반 투입이 계획돼 있다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국토부는 분양시장 점검을 위해 부정기적으로 시행해 왔던 일상적 업무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 정부 정책의 이중성과 고민이 함께 묻어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부동산 규제완화와 세제 개편, 재정조기집행 등을 통해 경기를 떠받치려고 했지만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결국 과잉 유동성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재정 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뜨거워지고 있고 자산버블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크다.
결과적으로 시장을 투기판으로 몰아넣었으면서도 투기 단속 엄포를 놓을 수 밖에 없는 정책의 이중성은 작두 위에서 굿을 하는 무당의 몸짓과도 같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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