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는 5월 금통위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안정되는 모습이다. ‘경기의 현저한 회복조짐이 없고 아직 유동성긴축을 논할 때가 아니다’는 한은총재의 보수적인 경기전망은 채권투자에 대한 불안심리를 불식시켜 주었다. 당분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1,2년 구간의 신용채권에 대한 캐리투자 수요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의 산출이 완전고용 산출량 수준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있음에도, 국고채 금리는 3.5%에서 4% 영역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 다른 투자대안의 기대수익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의 방향이 보다 명확해 질 때까지 금리는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의 회복이라는 방향성은 금리의 상승요인이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기 보다는 박스권 하단에서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현재의 국고채 금리(3년 3.79%)는 2004년의 금리저점(3.24%)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하더라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경기회복이 현재의 금리수준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는 경기의 골이 너무 깊다는 생각이다.

경기전망이 훨씬 어두웠던 1/4분기에도 금리저점과 비교할 때,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크게 약화된 현재의 금리수준이 별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상승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1/4분기 금리하락이 제한되었던 것은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예고로 수급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공공부문의 채권발행 증가에도 불구하고 채권수급에 대한 우려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재정지출이 금리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정부의 재정이 민간의 수요와 투자를 구축시키면서 저축과 투자를 균형이게 하는 이자율 수준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크게 하회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이 같은 금리상승 메커니즘은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행은 2009년 민간소비가 -2.6%, 설비투자가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명목경제성장률 전망(0%)를 적용할 경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지출에 대한 감소로 30조 이상의 초과저축이 발생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민간부문의 채권발행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도표 6은 무보증 사채발행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에만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경기전망이 어두운 가운데서 기업들의 채권발행은 설비투자 목적이 아닌 유동성 확보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유동성이 확보된 이후, 우량 기업들의 채권발행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다. 반면, 투자등급 이하의 채권발행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채 발행은 최근 다소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것이 은행채 발행의 기조적 증가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은행의 예대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4월말 기준으로 필자가 추정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합친 총대출/원화예수금 비율은 116% 수준이다. CD를 포함한 예대율 또한 10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가 다소 회복된다 하더라도 은행들이 다시 레버리지를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은행채 발행은 차환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회복 전망의 확대,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의 확산, 주식, 부동산 등 다른 투자자산들의 상승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금리가 박스권 하단을 돌파하기에는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절대수준, 양호한 채권수급을 감안할 때, 국고채 3년 금리는 상승압력을 받기보다는 점차 3.5%~4.0% 박스권의 하단 쪽으로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당분간 금리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으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박스권 하단을 뚫을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다. 절대금리가 높은 장기국채 금리는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은 우량 신용채권에 대한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다.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에서는 캐리투자에 대한 메리트가 있고, 경기의 회복국면이 이어질 경우 신용 스프레드의 추가축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향후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더라도 우량신용채권의 경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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