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세상을 떠난 홍콩 화마오(華懋) 그룹 궁루신(영어명 니나 왕·사진) 회장의 유산 1000억 홍콩달러(약 16조 원)를 둘러싼 쟁탈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풍수가 천전충(陳振聰 51)을 상속자로 지목한 제2의 유언장이 가짜일지 모른다는 주장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홍콩 대법원격인 종심법원(終審法院)에서 11일 첫 심리가 시작됐다.

'세기의 송사'로 일컬어지는 이번 심리는 생전 아시아 최고 여성 부호로 등극했던 궁 회장이 69세인 지난 2007년 4월 자식 하나 없이 난소암으로 사망한 뒤 전혀 다른 내용의 유언장을 두 개나 남긴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작됐다.

궁 회장이 숨진 지 17일만에 천은 자신이 궁 회장의 숨은 애인이었다며 2006년 그가 유일 상속자로 명시된 유언장을 공개했다.

원래 유족은 궁 회장이 2002년 작성한 유언장대로 모든 유산을 '화마오자선기금'에 넘겨 자선사업과 화마오 발전에 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족들은 "천이 공개한 유언장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양측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문서 감정가들까지 동원해 검증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마오자선기금은 지난 3월 31일 영국의 필적 감정가 로버트 래들리가 2003년 2월~2007년 3월 작성된 궁 회장의 서명 80여건과 천이 제시한 두 번째 유언장의 사인을 대조해본 결과 천이 제시한 유언장 사인은 위조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화마오자선기금은 궁 회장이 심신 모두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풍수로 오래 살게 해주겠다는 천의 감언이설에 속아 모든 재산을 그에게 넘기는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궁 회장은 1990년 남편이 실종된 뒤 그의 유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2005년 9월 종심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남편 재산을 모두 상속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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