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멘텀 절실하나 지금은 확인과정 불가피
야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승엽 선수의 이야기는 잊질 않고 있다.
이승엽 선수는 홈런왕을 차지했던 타격폼을 바꿔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남들은 이미 홈런왕을 차지했는데 뭐하러 타격폼을 바꾸냐고 핀잔을 줬지만, 피나는 노력끝에 타격폼을 바꿨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단계로 도약했다.
코스피 지수가 1400선에서 벌써 나흘째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잘 올라가던 5일 이평선도 어느새 수평이 돼버렸다.
지난 3월 초 코스피 지수가 세자릿대에서 시작해 어느덧 1400선을 넘어섰으니 지금까지는 꽤 잘 올라왔지만 이제 한계를 느끼는 듯 싶다. 이승엽 선수처럼 코스피 역시 한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분간 이러한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기대감 이후에는 확인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1분기 실적에 대한 확인과정은 무사히 넘겼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확인과정은 그리 만만치 않을 듯 싶다. 지금까지는 경기 바닥 신호가 곳곳에서 확인됐지만 이것이 회복의 신호인지 여부는 아직도 확인 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확인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대감이 등장해야 코스피도 힘을 얻을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기대감이 등장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눈높이는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거품이 무너질 신호만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외국인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4월부터 대만증시에서 공격적인 순매수세를 이어오다가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매도세로 방향을 바꿨다. 외국인은 대만증시와 국내증시에서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만 증시에서 매도세를 보이자 국내증시에서도 외국인의 매수 탄력이 크게 둔화된 점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외국인은 환율 효과 및 경기 회복 기대감에 IT주 등 경기민감주 위주의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경기 모멘텀까지 소멸될 경우 하루아침에 변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나흘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특별한 악재가 없었던 만큼 하락에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악재가 없는데도 하락했다는 것은 오히려 더 불안한 신호일 수 있다.
평소에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GM의 파산 가능성, 은행들의 자본확충 노력이 1400선에 올라선 코스피에 대해 나흘이나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이것들을 이겨낼 만한 모멘텀이 등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미 많이 올라선 상태에서 또 한단계 도약하기란 쉽지 않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운동선수들이 피나는 노력을 하는 것처럼, 증시 역시 펀더멘털 확인 과정이라는 뼈아픈 시간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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