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성 근로자가 다른 여성 근로자를 못 살게 구는 현상이 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불경기로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설립된 워크플레이스 불링 인스티튜트(WBI)에 따르면 다른 직원을 못 살게 구는 사람 대다수는 남성이다. 이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정작 놀라운 것은 다른 근로자를 못 살게 구는 사람 가운데 40%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남성들의 경우 못 살게 구는 대상이 남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못 살게 구는 대상 가운데 70% 이상이 여성이다.

WBI의 게리 네이미 소장은 여성이 같은 여성을 괴롭히는 이유 중 하나로 "이에 맞서거나 공격적으로 대응하려 들지 않을 만만한 누군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라고 설명했다.

좀더 그럴 듯한 이유도 있다. 비영리 연구기관 캐털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50년 간 이어져온 양성평등운동으로 여성이 관리직·전문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조사결과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관리직과 이사 중 여성은 각각 15.7%, 15.2%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여성이 과도하게 공격적인 것과 관련해 이처럼 승진 기회가 너무 적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캐털리스트의 연구결과 여성이 어떤 리더십을 취하든 주변에서는 "여자가 무슨…" 하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

직장에서 여성이 여성에 대한 기존 관념대로 행동할 경우 너무 유하다는 평을 받는다. 기존 관념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 너무 터프한 이미지로 인식된다.

더욱이 여성은 남성과 똑같이 인정 받고 자신에게 리더의 자질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남성의 두 배만큼 일해야 한다.

많은 여성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쉬쉬한다. 괜히 공론화했다가 문제만 더 악화하지 않을까, 직장 생활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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