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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골드번호' 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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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333-3333' 1억

영업ㆍ배달점, '0000'ㆍ'1004' 등 쉬운번호 선호
거래사이트 성행…인기번호 최고 수천만원 팔려
옥션 경매시장서 '010-3333-3333' 1억에 나오기도

 
직장인 정모(30)씨는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부와 휴대전화 맨 뒷자리 번호를 '05XX'로 똑같이 바꾸기로 했다. 휴대전화 번호와 결혼식 날짜를 같게 해 부부가 평생 결혼 기념일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다.

이에 정씨는 휴대전화 대리점 등에 해당 번호 개통을 요청했지만 번호가 없다는 답변에 인터넷 골드번호 거래사이트를 통해 2개의 번호를 10만원에 샀다.

정씨는 "지인을 통해 원하는 번호를 인터넷에서 돈을 주고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실제 사이트에 가보니 골드번호 구매자들도 많고 인기가 좋은 골드번호의 경우 수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0000', '1004' 등 기억하기 쉬운 휴대전화 번호 일명 '골드번호'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최근 외식업계, 대리운전 등 전화 주문이 많은 배달전문점이나 영업점 등에서 고객이 알기 쉬운 번호를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골드번호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한 골드넘(www.goldnum.com)의 경우 지난 3월 전체 골드번호 매물건수는 410건으로 지난해말 310건보다 약 32% 증가했다.

'골드번호'가 아니더라도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자동차 번호판 등 자신과 연관성있는 번호의 거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골드번호 매매 사이트와 값을 매기는 감정사이트까지 성행하고 있다.

골드번호는 한때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사에서도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일부 통신사만이 해지한 번호 중 남은 수량의 번호로 '골드번호 추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골드번호는 팔고 사는 사람간 직거래로 이뤄지고 있고 가격은 최소 5만원에서부터 인기있는 일부 번호는 최고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주남 골드넘 대표는 "골드번호 중에서도 '1111', '2222' 등 네자리수가 똑같은 '포커번호'가 인기 번호로 30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며 "지금까지 골드번호 중 가장 비싼 매물은 2007년 옥션에서 1억원에 경매된 '010-3333-3333'이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정소연 기자 sypassio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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