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안팎에서 진통을 앓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 회동에 반대하는 항의자들의 거센 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내부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시위대 운집, 긴장감 고조되는 런던=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런던에 대규모 시위대가 운집,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담 당일에는 최대 2000명의 시위대가 런던 중심부인 ‘스퀘어 마일’에 모일 예정이다. 이들 시위대는 반자본주의, 환경단체 회원들을 주축으로 한다. 이들은 금융위기의 ‘원흉’인 은행을 비롯한 금융가를 거세게 규탄할 예정이다.

금융가에 있는 명품숍과 상점 등은 문을 닫았고 은행들은 직원들에게 가급적 회사 로고가 달린 의상을 입지 말고 외부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런던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 3000명의 병력을 배제하고 사태가 악화될 경우 이를 6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영미 대 유럽, 독일 대 일본=그러나 G20회의의 진정한 위기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세계 경제가 어지러운 가운데 세계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국 정부가 한 치의 양보 없이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

영미 대 프랑스·독일의 대결구도가 가장 눈에 띈다.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가졌던 대화를 언급하며 "G20 공동성명의 초안이 프랑스, 독일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영국과의 의견 차이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기존 금융기구를 개혁하자는 미국, 영국의 주장과 달리 새로운 국제금융기구 창설을 제안하고 있어 다른 선진국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또 프랑스는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미국의 공개적 요청에도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만약 이번 회담이 금융위기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릇된 합의를 도출하는데 그친다면 나는 여기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독일과 일본도 강하게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G20 공동성명에 탈세, 조세회피 등에 대한 규제 내용을 포함시키자는 유럽 국가들의 요구는 현재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아소다로 일본 총리가 재정 지출 확대에 소극적인 독일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유럽 국가들의 이 같은 요구를 막고 있는 것.

일본은 유럽의 경기부양책이 충분치 않다며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으나 유럽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유발하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소 총리는 “미국과 유럽은 이번 위기가 처음 맞는 상황이지만 일본은 15년간의 과거 경험상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유럽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을 압박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간 갈등, 과장된 측면 있어”=한편, G20 회의가 시작도 하기 전에 국가 간 의견차로 균열을 보이자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를 봉합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런던에서 브라운 총리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간의 갈등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며 이를 무마했다.

오바마는 "각 국이 자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모든 사안에 대해 합의를 이루기는 힘든 일"이라며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사실에 강한 공감가 형성될 것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브라운 총리도 “국가 간 협력의 정도가 회복의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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