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개의 '리스트'로 인해 정부는 물론 정치ㆍ경제ㆍ사회 분야의 '기득권'들의 권위가 낙엽처럼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보유한 리스트는 정부 고위 관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그리고 우리 사회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검사와 법관 등 사법부에 대한 신뢰마저 추락시키고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장자연씨의 리스트로 인해서는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인과 함께 사회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의 권위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두 리스트는 인간의 본능인 '성(性)'과 권력욕에 따른 '돈'으로 요약될 수 있다.
 
성과 돈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하는 욕망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자제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이른바 기득권층이라 할 수 있는 정부 고위 관료, 정치인, 기업인 등의 '양심'에 대한 기대는 철저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박연차 리스트에 포함된 인물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전(前) 정권 실세들을 겨냥한 '표적수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성상납 받은 사람이 장자연 리스트에 포함된 사람뿐이겠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동안 기득권층이 하루하루 힘들게 연명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들의 눈과 귀를 외면하고 '검은 뒷거래'를 해왔다는 사실이다.
 
뭐든지 '시작이 두렵고 힘들다'는 말이 있다.
 
기득권에 대한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기가 쉽지는 않았겠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이들의 권위와 양심을 강제로라도 바로잡지 않는 한 우리나라는 항상 '제자리' 걸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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