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과잉 공급 아니라 절대적 부족 상태..대체할 통화 없다"
미국경제가 침체되고 달러화의 공급이 늘어도 달러 가치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계적인 침체가 지속되고 한국 경제가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지 않는 한 달러 가치는 쉽게 폭락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사라진 달러화를 찾기 위해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갑영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3월초 연세동문회보에서 "미국 경제가 엉망이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달러를 푸는데도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교수는 "달러화 공급이 많아지면 당연히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이나 지금 세계 시장에는 달러화가 과잉 공급된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파생상품과 증시 폭락 등으로 천문학적인 금융자산과 반토막난 자산 등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각종 부양정책과 구제금융으로 푼 수 조달러는 아직 실제로 풀린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는 금융기관과 자동차 산업 지원 등으로 흘러들어갔겠지만 대부분 준비하는 단계에 있는데다 오바마가 서명한 8000억 달러의 부양자금도 세금 감면이 많고 실제 지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억제하고 있고 집값이 떨어지고 경기침체로 부실채권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은행권 부실화 우려로 예금 인출이 많아지고 있어 은행이 더 많은 달러화를 필요로 하는데다 동유럽 경기 침체, 집값 폭락으로 동유럽은 물론 돈을 빌려준 유럽 은행들도 자금 확보에 비상이라고 분석했다.
정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달러를 대용할 만한 통화가 마땅치 않다는 것도 달러 강세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일본의 엔화나 유로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일본 경제는 10년이상 침체돼 있고 최근에 엔화 강세로 거의 모든 제조업체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그래도 국제적인 위기 상황에서 아직은 달러화가 가장 안전한 통화"라고 강조했다.
유럽 경제 역시 독일만 조금 나을 뿐 전반적으로 경제가 침체돼 있는데다 최근에는 동유럽 경제 침체로 인한 부담 때문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렇다고 국제적으로 통용이 안되는 중국 통화를 대용할 수도 없다는 것.
정교수는 "실제로 그 많은 달러가 풀리고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인플레가 유발되고 달러화 가치는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물론그 때가 되면 미국은 다시 금리를 올리며 긴축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교수는 지금은 갈 길이 멀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플레를 유발하는 것이 미국의 중요한 정책목표"라며 "따라서 세계적인 침체가 지속되고 우리가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지 않는 한 달러가치는 쉽게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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