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12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밝힌 가운데 노동계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노동부는 4월 국회에 이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지만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간제 고용기간과 파견제를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되고 차별시정의 신청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근로자의 차별시정 신청 기회를 확대한다.

이처럼 노동부가 비정규직법 개정에 서두르는 까닭은 최근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이 감산·휴업 사태가 잇따르면서 올 상반기에는 성장률과 취업자 수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옴에 따라 비정규직법이 만료되는 7월 대량 실직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현재 경제상황에서 근로자에게는 지금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며 "현행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을 2년만 고용하도록 제한함으로써 비정규직의 실직과 빈번한 교체, 일자리 축소, 열악한 도급·용역근로의 확산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민노총은 "정부는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 대신 비정규직 해고나 일자리 축소를 선택했기 때문에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원인은 소규모 사업장이 경기 침체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신규채용을 줄였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법이 일자리를 대폭 감소시켰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은 비정규직법 개정보다는 저임금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호 대책이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하는 시기"라며 "정부는 즉각 비정규직법 개정을 철회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문숙 민노총 부대변인은 "오늘 안에 정부의 비정규직 개악 입법발의에 대해 규탄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도 전날 "정부의 비정규직 개정 강행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며 비판했다.

한노총 관계자는 "노동부가 계속 연장의 꿈을 버리고 있지 못한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노동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일 뿐"이라며 "정부가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총력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노동부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비정규직 신규 채용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차별시정제도가 적용되고 있으므로 과거와 같이 비정규직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도모하는 기업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대폭 강화해 정규직 전환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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