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사일 발사에는 외환시장 묵묵부답..민감한 투자심리 반영
북한이 군사적 위협의 강도를 높이면서 외환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이에 따른 불안을 감지한 역외 매수 세력은 연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민감한 투자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엿새째 상승 랠리를 펼쳤다.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화 보유에 매력을 잃은 역외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로 돌아서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일제히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원·달러 환율 급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은 전일 "무엇이 날라 올라갈지는
두고보면 알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를 시사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북한 관련 이슈는 지금까지 구체화 되지 않는 뉴스로 반복되면서 시장에서 희석된 측면이 있고 미국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되는 부분도 있어 그동안 큰 영향이 없었던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최근 시장 분위기가 위쪽으로 쏠려있는 상태에서 이같은 북한발 뉴스가 나옴으로써 더욱 매수세를 부추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외환시장의 분위기는 그동안 북한 도발 뉴스가 간간이 불거졌음에도 묵묵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지난 30일 북한이 '남북 합의 무효화'를 선언했을 때조차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방향성을 못잡고 등락하다가 장마감을 앞두고 1원 상승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외환시장이 과거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북한 미사일 소식은 사실상 예전에는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한 지난해 3월 28일 북한이 서해상에서 단거리 함대함 미사일을 3차례 발사하고 서해 NLL 수역서 남북 충돌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때도 원ㆍ달러 환율은 5.2원 오른 993.0원에 마감했다. 5월에 북한이 함대함 단거리 미사일 3발을 쐈을 때는 오히려 환율은 0.2원 내린 1030.1원에 장을 마쳤다.
미사일 발사 소식이 공교롭게도 대부분 월말에 등장하면서 오히려 수급에 영향을 많이 받은 탓도 있다. 외환시장으로서는 월말 결제 수요와 네고 물량 등으로 거래량이 많아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은 사실 전일로 끝난 재료라 할 수 있다"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만큼 현재 시장이 위쪽으로 쏠려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재료가 또 불거질 경우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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