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지수는 10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탓에 1190선대로 물러났다.

더욱이 미국의 경기부양책 및 금융구제안의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일 옵션만기일 및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까지 예정돼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11일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탈출은 시기상조라는데 의견을 모아가는 한편 하락 압력 또한 크지 않아보인다며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제한된 지수 흐름을 감안한 종목별 대응과 함께 목표 수익률을 작게 잡고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중요한 분기점에서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섰고, 이틀간 3000억 이상 프로그램 매수 유입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전일 외국인이 현물은 매도한 반면 선물은 5일 연속 사들였다. 일방적인 베팅이라기 보다는 단기 급등으로 가격 메리트 저하에 따른 속도 혹은 비중조절로 추정된다.

미 금융권 부실자산 처리관련 유력하던 배드뱅크 설립이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대체방안의 적정성 여부에 따라 시장평가가 극명하게 가려질 수 있고, 미국 금융주 향방은 최근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하향을 통보받은 국내 은행주에게도 영 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단기적으로 박스권 상단 유지여부를 좌우할 수 있겠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코스피가 박스권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정압력을 받고 있지만 등락주선(ADL)의 흐름이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투자심리는 여전히 양호한 모습이다.

과거 박스권에서 ADL이 상승한 경험이 별로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과거의 박스권 국면에서는 필연적으로 대기업 중 어느 하나는 부도가 나면서 하청기업들에게도 엄청난 시련을 주었지만 현재는 구조조정 리스트에 경제에 타격을 줄만한 대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12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전면에 나섰던 대형주들이 주춤하는 사이 미국 경기부양법안 통과를 앞두고 풍력 등 정책수혜 테마주에 다시 에너지가 모아지고 있음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120일선을 저항으로 2일째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달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아직 저점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동일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 주가, 즉 120일선의 흐름 역시 하락기조가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동일한 맥락에서 최근 증시가 작년 5월 이후의 하락추세를 벗어나면서 추가상승 시도를 보이고 있지만, 120일선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미 경기부양안과 금융 구제안이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뚜렷한 모멘텀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120일선을 저항선으로 다시 제한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은 제한된 지수 흐름을 감안한 종목별 대응과 함께 목표 수익률을 작게 잡고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국내 증시가 코스피 1200선의 저항을 돌파하지 못하고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단기적인 방향성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퇴색되는 감이 없지 않고,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는 점점 커져만 가는 듯한 형국이어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일단 차익 실현의 유혹을 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기선행지수를 근거로 판단해 볼 때,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의 조정 이후 상승기조로의 재진입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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