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여권의 정국운용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갈 길 바쁜 청와대로서는 박 전 대표의 협력이 절실하다. 특히 비상경제정부 선언과 1.19 개각을 통해 집권 2기를 새롭게 맞이하는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박 전 대표와의 화해가 필수적이다.
◆ 치열한 경선 후유증 여전히 한지붕 두가족=하지만 2007년 정당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거친 양측의 관계는 여전히 한지붕 두가족이다.
여야의 본격 대선전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던 2007년 11월 어느 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후보 측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연일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BBK 의혹과 대운하 검증 등이 주요 공격 포인트였다.
정동영 후보 측의 거친 공세는 줄기차게 이어졌지만 이를 바라보는 친박 진영의 반응은 흥미로웠다. 당내 경선기간 동안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공세보다 수위와 강도가 덜 했다는 것. 이러한 반응은 '이명박 vs 박근혜'의 대결이 그만큼 치열하고 처절했다는 방증이다.
이 대통령의 입장에서 본다면 박 전 대표는 한마디로 애증이다.
2007년 당내 경선에서는 치열한 접전 탓에 일각에서 경선불복까지 전망했지만 박 전 대표는 깨끗이 승복했다. 또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정도가 아니다"고 비판하며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위기 때마다 큰 힘이 된 것.
하지만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드러난 갈등 이후에는 사실상 남남과 같은 관계다.
청와대 측에서는 쇠고기파동, 글로벌 금융위기, 연말 입법전쟁 등 여권이 가장 어려운 고비 때마다 박 전 대표가 침묵하거나 사실상 야당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최근 '용산참사' 관련 발언에도 서운해 하는 눈치다. 박 전 대표는 사석에서 경찰진압과 관련, "그렇게 급한 일이었느냐. 이렇게 돼서 어떻게 하느냐"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한 것.
◆설 연휴 이후 단독회동? 성과 나오나= 설 연휴 이후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중진회의 멤버 등 수뇌부와의 오찬회동이 2월초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국상황이 위급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단독회동도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지난해 5월 쇠고기파동이 한창일 때 단독회동을 가진 지 무려 9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사전준비 부족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난 연말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친박 진영 의원들과 활발한 접촉을 해왔다는 점을 근거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양측의 관계는 여전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시각에서 본다면 국정 정상화 및 안정을 위해 극적 대타협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
이 대통령은 정국안정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 분열과 레임덕 방지를 위해 박 전 대표의 협력이 절실하다. 박 전 대표 역시 차기 문제를 감안한다면 더 이상 청와대와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
반면, 단독회동이 이뤄져도 성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 3월 귀국설이 나도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행보는 물론 4월 재보선에서의 경주 지역 공천 문제 등 첨예한 갈등 사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설 연휴 동안 향후 정국구상으로 머릿속이 복잡할 이 대통령이 이른바 '박근혜 변수'와 관련, 어떠한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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