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엇박자에 박근혜 전 대표도 변수
'용산참사'의 후폭풍이 한나라당을 강타하면서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계파싸움의 가능성이 상존해 모래알 여당이 아니냐는 비난이 있어왔지만, 당 지도부가 의견을 조율하고 비주류인 친박계가 자중하면서 근근히 대오를 유지해 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쟁점법안 처리에서부터 삐긋거리던 당내 갈등양상이 '용산참사' 수습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당론을 선 진상규명으로 잡았지만, 안일하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주류인 친이는 폭력시위를 강조하며 검찰의 발표를 지켜보자는 것이지만, 여론악화가 불을 보듯 뻔한데 결과나 지켜보고 있자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청와대 눈치만 본다는 비난을 받는 집권여당으로선 무기력하지 않느냐는 것.
원내사령탑인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와의 이견으로 '왕따' 당하는 거 아니냐는 분위기속에서도 끝까지 소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2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행정기관의 책임자는 과실, 고의 여부를 떠나서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입장은 앞으로도 공권력 집행이 수없이 많은데 그때마다 경찰청장을 문책하면 누가 소신을 가지고 하겠는가 그런 우려가 있을 것이다" 면서도 " 누군가 설거지 하다가 접시깼다고 하길래 청소하다가 집을 태워먹었다고 반박했다" 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의 일관된 김석기 사퇴 주장은 2월 임시국회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해 일정부분 청와대와 거리두기 의미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빠른 시간내에 정국을 '용산참사'로부터 끌어내지 않으면, 2월 내내 여론 악화와 야당의 공세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밀려버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요구에 대해선 "국정조사라는 것은 수사와 재판중인 사안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 돼 있다, 원세훈 장관은 직접적이건 정치적이건 책임질 일이 없다" 면서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청와대와의 교감이 어느 정도 있느냐와 갈등 양상을 보이는 친이 주류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이다.
또한 박근혜 전 대표도 큰 변수중의 하나다. 22일 용산참사를 두고 "왜 그렇게 빨리 진압에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발언의 의미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진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만큼 박 전대표의 한마디 한마디는 정국의 변화를 끌어내는 핵심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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