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대 세금 공방을 둘러싸고 관세청과 '윈저'와 '조니워커'를 수입판매하는 디아지오 코리아가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최근 "수입가격을 적게 신고해 내지 않은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합쳐 2065억원을 부과한다"는 사전 심사 통보를 디아지오 코리아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디아지오 측은 이에 대해 "관세청의 결정이 100% 잘못됐다"며 법정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관세청과 디아지오간의 다툼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청의 과세 조치가 확대돼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점과 업계 순위의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1년여간의 조사를 통해 지난 2004년 2월 1일부터 2007년 6월 30일까지의 기간 동안 위스키 수입가격(이전가격)을 적게 신고했다고 최종 판단하고 부가가치세 258억원을 포함해 총 2065억원을 추가로 과세할 예정이라고 디아지오 코리아 측에 기업심사 사전통고를 보냈다. 이는 지난 1970년 관세청이 개청한 이래 단일 기업에 대한 과세 추징금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에 대해 디아지오 코리아는 지난 14일 언론에 긴급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디아지오에 적용되고 있는 평가방법은 국제법 및 국제 관례를 정확히 준수하고 있는 것이고 2004년 서울세관으로부터도 승인 받은 바 있으므로 이 평가방법에 문제가 없다"며 "관세포탈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디아지오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2004년 관세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는데 이제 와서 계산이 잘못 됐으니 다시 하자고 하며 3년치를 소급적용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그 당시에 잘못 됐다고 했으면 그때 다시 협의를 했을텐데 지금에 와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004년 승인받은 기준이 잘못 됐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관세청의 과오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현재 관세청 통보에 이의를 제기해 소명자료를 제출해 놓은 상태이며 오는 30일 열리는 '과세전 적부심사'를 통해 양측의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그러나 워낙 양측의 이견이 커 쉽사리 과세액을 확정지을 수 없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번 사태는 앞으로 법정소송까지 이어지는 장기화 양상이 뚜렷하다.
실제로 과거 국세청이 다국적 기업 암웨이의 '이전가격조정'에 따른 40억원대 법인세 누락 등을 적발하고 과세한 사건은 과세 적부심과 행정소송 등으로 4년째 마무리 되지 않고 있는 실정으로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다.
디아지오는 이미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선정한 상태로 과세불복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과세당국 간 상호합의 신청 등으로 이어지는 치열한 법률 공방에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하이스코트, 수석무역 등 위스키 업체는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위스키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이번 사태의 불통이 자신들에게 튈 경우 이로 인한 매출 부분과 이미지 등에 적잖은 타격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에서는 현재 다른 위스키 업체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많은 업체가 관세청 조사대상 확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과세 추징 조치의 진행에 따른 위스키 시장에서의 순위 변동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안이다.
현재 디아지오 코리아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점유율 30.8%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33.2%를 점유하고 있는 '임페리얼'의 페르노리카 코리아이며 다음으로 '스카치블루' 시리즈의 롯데칠성음료가 17.4%, 수석무역이 9.8%, 진로 계열 하이스코트가 4.8% 순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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