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한국 가전 시장에서 외산 가전 업체들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몇몇 업체들의 한국시장 철수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산가전업체들은 여전히 한국 시장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중국 못지않은 높은 구매력 때문이다. 박갑정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사장과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을 만나 기축년 새해를 맞이하는 그들의 새 각오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외산가전 CEO 2인 새해포부
2.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벤츠와 BMW가 현대자동차보다 매출이 큰 기업이 아니지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가전 시장도 마찬가지다. 관건은 '톱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외형으로 이길 방법은 없지만, 명품(名品) 가전으로 입지를 굳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가 지향하는 밀레는 '가전업계의 스테디 셀러'다. 안 사장은 "갑자기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지만, 쉽게 꺼지지도 않는 게 명품"이라며 "반짝 인기를 끄는 '베스트 셀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영원히 사랑받는 스테디 셀러가 되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올해 성장율 목표치로 '매출 6.5% 성장'을 제시했다. 이 역시 스테디셀러를 만들고픈 그의 의지와 무관치 않다. 광고보단 '체험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매출 36% 성장을 일궈냈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안 사장은 올해에는 기존 B2B산업과 함께 삼성· LG의 미개척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게 세탁· 세척 시간을 3분의 1 이상 크게 줄인 프로페셔널 제품들과 요트산업에 들어가는 '마린 프로덕트' 제품이다. 아직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삼성· LG 등 공룡 기업들과의 충돌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이들 대형 가전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 시장을 위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B2B사업에 있어선 입장이 다르다. 삼성· LG의 B2B사업 강화에 대해 "웰컴"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B2B 시장이 이제 여무는 것 같으니까 삼성· LG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이들이 B2B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빨리 커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삼성· LG의 B2B제품을 쓴다 해도 다시 밀레 제품을 쓰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자신의 경영에 대해 'B+'라고 말하는 안 사장은 "올해는 꼭 A학점을 받겠다"며 웃었다. 그는 "세계적인 불황으로 가전업계에도 다소 부침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CEO로써 제시한 목표치는 달성하겠다"면서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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